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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의 레저터치] 문재인 대통령 생가와 오버 투어리즘

손민호의 레저터치

문재인 대통령 생가 정문 앞. 트럭이 문을 가로 막고 있고, 정문과 담장은 철조망을 쳐놨다. 아예 접근을 막으려는 시도다. 대통령 생가에 살고 있는 집주인이 설치했다고 한다. 손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생가 정문 앞. 트럭이 문을 가로 막고 있고, 정문과 담장은 철조망을 쳐놨다. 아예 접근을 막으려는 시도다. 대통령 생가에 살고 있는 집주인이 설치했다고 한다. 손민호 기자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 생가를 보고 왔다. 거제도까지 간 김에 호기심이 일었다. 생가 가는 길은 멀었지만, 어렵지는 않았다. 이정표가 수시로 나타났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도 정확히 생가를 가리켰다. 
 
마을 어귀 큰길, 표지판 옆에 주차장이 있었다. 주차장은 화장실도 갖췄다. 깔끔하고 반듯한 꼴에서 최근에 들인 티가 났다. 주차장에서 생가는 300m 거리였다. 길가 안내판이 알려줬다.  
문재인 대통령 생가 가는 길. 마을 어귀에 거제시에서 설치한 안내판이 서 있다. 생가까지 가는 길에 이런 안내판이 여러 개 서 있다. 손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생가 가는 길. 마을 어귀에 거제시에서 설치한 안내판이 서 있다. 생가까지 가는 길에 이런 안내판이 여러 개 서 있다. 손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생가 오른쪽 벽에 걸린 현수막. 친절하게 화살표 표시까지 했다. 현수막 오른쪽 위에 거제시 문양이 보인다. 손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생가 오른쪽 벽에 걸린 현수막. 친절하게 화살표 표시까지 했다. 현수막 오른쪽 위에 거제시 문양이 보인다. 손민호 기자

마을에서 생가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초록 슬레이트 지붕의 낡은 농가 오른쪽 벽에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출생지’라고 큼직하게 쓴 현수막엔 왼쪽으로 화살표도 그려져 있었다. 현수막 위에 새긴 거제시 문양에서 현수막의 주인이 짐작됐다. 
문재인 대통령 생가 정문에 걸어놓은 '부탁의 말씀'. 대통령 생가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어와 집주인이 경고문을 내걸었다. 손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생가 정문에 걸어놓은 '부탁의 말씀'. 대통령 생가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어와 집주인이 경고문을 내걸었다. 손민호 기자

생가는 뜻밖의 모습이었다. 트럭이 정문을 가로막았고, 철조망으로 정문과 담장을 씌워 놓았다. 정문 위에는 ‘부탁의 말씀’이 걸려 있었다. ‘부탁의 말씀’은 기실 ‘함부로 들어오면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는 경고문이었다. 생가 옆에서 버섯·고추 따위를 펼쳐놓고 파는 동네 할머니가 내력을 들려줬다. 
 
“저 집에서 대통령이 태어났는데, 주인 가족이 여태 살어. 지금은 아들 혼자 사는데, 작년부터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어오니까 막아놨어.” 
문재인 대통령 생가. 담장 너머 슬레이트 지붕 집에서 대통령이 태어났다고 한다. 사람들이 하도 집안을 엿보자 집주인이 담장 위에 대나무를 걸쳐놨다. 손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생가. 담장 너머 슬레이트 지붕 집에서 대통령이 태어났다고 한다. 사람들이 하도 집안을 엿보자 집주인이 담장 위에 대나무를 걸쳐놨다. 손민호 기자

앞에 보이는 창고 뒤 초록색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집이 문재인 대통령 생가다. 집 주위를 몇 번 돌았지만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손민호 기자

앞에 보이는 창고 뒤 초록색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집이 문재인 대통령 생가다. 집 주위를 몇 번 돌았지만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손민호 기자

담장 밖에서 인기척을 해도 집안은 조용했다. 마침 나 같은 외지인 3명이 다가왔다. 그들은 담장 안을 기웃대다 투덜거리며 돌아갔다. 할머니가 “주말에는 관광버스도 들어온다”고 자랑했다. 
 
거제시청에 사정을 물어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 집에서 태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대통령 가족은 한국전쟁 중에 내려왔고, 거제 포로수용소에 머물다 이 동네에 들어왔다. 변변한 거처를 구하지 못해 오두막 같은 데서 살았는데, 출산이 임박하자 집주인이 방 한 칸을 내줬다. 그 방에서 대통령이 태어났고, 100일 정도가 지나자 산모와 아기는 오두막으로 돌아갔다. 이후 대통령 가족은 거제에서 7년쯤 살다 부산으로 넘어갔다. 
 
거제시는 당장 생가를 복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문의가 쏟아져 안내·편의시설을 들였을 뿐이라고 했다. 앞뒤가 안 맞는 설명이었다. 집주인이 불편을 호소하는데, 거제시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방문객을 안내하고 있어서다. 정히 필요하면, 마을 초입에 표지석 하나 세워 방문객의 발길을 돌리면 될 일이다. 지금처럼 콕 집어주는 게 아니라.  
 레저팀장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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