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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주식 산 투자자 직격탄…이렇게 묶인 대출금만 30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입. 중국 주가지수 움직임과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 연쇄적으로 불어오는 외풍에 코스피는 2000대, 코스닥은 600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외풍 탓만 할 수는 없다. 한국 주식시장 내부에 자리 잡은 ‘숨은 뇌관’은 따로 있다. 증시에 묶여있는 30조원 대출금이다.  
 

증권사 대출 받아 주식 투자, 1년 사이 20%증가
주식담보대출 합쳐 30조원에 육박
빚 많이 물린 종목, 증시 평균 하락률의 2배 급락
주가 하락 부추기는 증시 불안 요소

24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10조795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걸 말한다. 지난달 말(11조7841억원)에서 한 달 사이 소폭 줄긴 했지만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말(8조7821억원)과 비교하면 22.9% 급증했다.  
24일 오전 코스피는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 들여 다시 꺾였다.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24일 오전 코스피는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 들여 다시 꺾였다.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에 물려있는 빚은 또 있다. 예탁증권담보융자다. 똑같은 대출이지만 신용융자거래는 ‘대출→주식 매수’ 순서라면 예탁증권담보융자는 ‘주식 매수→대출’ 순서다.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라고 해서 주식담보대출이라고도 한다. 금투협 통계를 보면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22일 18조7120억원에 이른다.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 흐름은 신용융자거래보다 더 위험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 조정이 거듭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 급증세는 최근 주춤해졌지만 예탁증권담보융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1년 사이(2017년 10월 말~올해 10월 22일) 14.8% 증가했다. 주가가 내려가니 구태여 빚을 낼 주식을 사야 할(신용거래융자) 유인은 줄어든 반면 기존 투자자가 ‘돈 가뭄’에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에 손을 대는 일은 늘어났다는 의미다.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합쳐 30조원에 달한다.  
 
주식 대출은 부동산 대출보다 더 위험성이 크다. 일단 금리가 부동산담보대출, 일반 신용대출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높다. 금투협을 통해 공시한 증권사별 이자율을 보면 6개월가량 신용융자거래ㆍ예탁증권담보융자를 받으려면 연 8~9%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금융 당국이 주식이라는 뚜렷한 담보를 갖고도 이런 ‘이자 놀이’를 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해왔지만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금리 상승기를 맞아 주식 대출 이자가 더 올라갈 위험까지 더해졌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는 기본적으로 주가 상승ㆍ하락과 상관없이 이자가 계속 나가는 거래”라면서 “상승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접근해야 하는 투자인데 심리가 불안정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위험을 키우는 투자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주가 하락기엔 이런 신용융자거래의 위험성이 더 커진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않는다면 담보로 물려있는 주식을 강제로 팔아(반대매매) 원리금을 챙긴다.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기는 요인이다. 아직까진 반대매매가 급증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진 않았지만 불안감은 상존한다.  
 
이미 징후는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결제 기준, 매매는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으로 셀트리온( 4231억원), 코스닥 시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1742억원)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이 둘 종목의 이달 1~24일 주가 등락 폭(셀트리온 -23.7%, 셀트리온헬스케어 -24.5%)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평균 등락률(-10.6%)과 코스닥 등락률(-10.6%)의 배를 웃돈다. 빚이 많이 물려있는 종목일수록 주가 하락에 더 취약하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에 물려있는 30조 대출의 위험성을 말해준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주식 대출(신용거래융자ㆍ예탁증권담보융자 합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일 기준 2.0%로 1년 전 1.7%와 비교해 증가했다.  
주식시장에 묶인 30조원 대출이 주가 하락을 부추길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앙포토]

주식시장에 묶인 30조원 대출이 주가 하락을 부추길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앙포토]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거래는 적은 돈으로 빚을 내 주식을 산다는 점에서 아파트 갭투자(단기에 시세 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전세를 안고 집을 사는 투자 방식)와 유사하다”며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아파트 여러 채를 샀다가 부동산이 1년만 침체해도 파산할 수 있는 게 갭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이유에서 신용거래융자도 우량주 중심으로 해야 하는데 대부분 개인투자자는 높은 상승률을 기대하고 중소형주에 투자한 상태로, 지금의 시장 하락기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현숙ㆍ이후연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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