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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강속구, 한화의 가을 끝냈다

안우진(19)의 강속구에 독수리는 날개를 접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를 물리치고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넥센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4차전에서 한화를 5-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1패의 넥센은 2014년(준우승)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를 한 경기로 끝냈고, 준PO도 4경기로 마무리했다. 넥센은 그 덕분에 휴일을 사흘이나 얻었다. 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와 넥센의 PO(5전3승제) 1차전은 27일 오후 2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2008년 창단한 넥센은 2014년 한국시리즈에 처음 진출했다. 당시 '넥벤저스(넥센+어벤저스)'로 불렸던 주축 중 현재 남은 선수는 박병호·서건창 정도다. 대신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뽑아 키웠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김하성(23)·이정후(20)가 주축인 '넥벤저스 2.0'이다.
 
4차전 승리 주역도 겁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젊은 선수들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이 "넥센의 미래"라고 말한 좌완 선발투수 이승호(19)는 4회 1사까지 2실점으로 버텼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이정후 대신 좌익수로 투입된 김규민(25)은 1-2로 뒤진 4회 말 2타점 역전 결승타를 때렸다. 2차전에서 스리런 홈런 두 방을 터트렸던 임병욱(22)은 8회 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3루타를 날렸다. 네 경기에서 8타점(준PO 단일 시즌 최다 타이)을 올린 임병욱은 기자단 투표에서 준PO 최우수선수(MVP·74표 중 49표)에 선정됐다.
 
넥센 임병욱이 준PO 4차전 8회 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있다. [뉴스1]

넥센 임병욱이 준PO 4차전 8회 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있다. [뉴스1]

 
4차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두 번째 투수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2㎞의 포심패스트볼과 143㎞의 슬라이더를 섞어 한화 타자들을 압도했다. 3-2로 앞선 8회 초 선두타자 이성열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잘 넘겼다. 안우진은 희생번트를 시도한 하주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최재훈의 병살타를 유도했다.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5탈삼진·무실점. 2차전(3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에서도 승리를 따낸 안우진은 준PO 4차전 MVP가 됐다.
 
우완 정통파 안우진은 키 1m91㎝, 90㎏의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다. 2018 신인 1차 지명에서 넥센의 선택을 받은 그는 구단 역대 최고 계약금(6억원)을 받았다. 고교 시절 폭행사건으로 50경기 출장 징계를 받은 탓에 뒤늦게 1군 마운드에 섰다.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9로 부진했다. 장 감독은 준PO에서 그를 '조커'로 활용했는데, 2승을 따내며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넥센 안우진이 역투하는 모습. 4차전에서 5.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준PO에서 2승을 올렸다. [연합뉴스]

넥센 안우진이 역투하는 모습. 4차전에서 5.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준PO에서 2승을 올렸다. [연합뉴스]

 
정규시즌 4위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단단한 짜임새를 보여줬다. 넥센 선수들은 모자에 숫자 20, 29를 적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부상으로 이탈한 투수 최원태(20), 외야수 이택근(29)의 등 번호다. 3차전부터 51도 추가됐다. 준PO 2차전에서 다이빙캐치를 하다 어깨를 다쳐 뛸 수 없게 된 이정후의 등 번호다. 외국인 타자제리 샌즈까지 "내가 직접 번호를 썼다"고 했다. 이정후는 더그아웃에서 밝은 얼굴로 동료들을 응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넥센 선수들. [뉴스1]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넥센 선수들. [뉴스1]

 
올 시즌 내내 뜨거웠던 한화의 질주는 준PO에서 끝났다. 한화는 지난겨울 프랜차이즈 출신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송진우 코치를 영입해 새롭게 판을 짰다. 특급 FA(자유계약선수)나 거물급 외국인 선수 영입은 없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한화 덕분에 포스트시즌 열기도 살아났다. 한화가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준PO 4경기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1·2차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1만2400석)는 한화 팬들의 열기를 담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예매 전쟁은 몇 분 만에 끝났고, 경기장 주변에 암표상이 들끓었다. 3·4차전도 만원 관중(1만6300명)이었다. 한화 팬들은 원정 3루 측은 물론 외야석까지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경기에선 졌지만 "최강 한화" 구호를 외치며 오랜만의 가을 야구를 즐겼다.
 
김식·김효경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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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