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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필요한 차량 공유…“택시에는 인센티브, 카풀에는 책임성 도입해야”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우버는 지난해 11월부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간 택시 업계의 반발에 우버 서비스를 금지하던 곳이었다. 주 정부는 우버 서비스당 1달러의 추가 부담금을 5년간 부과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이를 통해 거둬들일 약 2억5000만 달러(약 2830억원)의 세수를 택시 업계를 위해  쓸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해 중국ㆍ호주ㆍ일본 등 세계 다수 국가가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허용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외딴 섬’에 머물고 있다. 이는 자가용 자동차로 돈을 받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정보기술(IT)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최근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싼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업계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전국 택시 조합으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으로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한다. 카풀을 하려는 자동차들이 대거 거리로 나서면 당초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여객법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게 또 다른 반대 논리다. 김도길 전국개인택시연합회 기획부장은 “택시 공급이 많다는 지적에 2005년부터 택시의 수를 제한하는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카풀 규제를 풀어준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된 보험처리를 받지 못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비자 대부분은 카풀 서비스를 반기고 있다. 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출퇴근과 심야 시간대 대중교통 부족에서 오는 승차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가 지난달 직장인 5685명에게 물어본 결과 응답자 90%는 카풀 서비스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직장인 박지현(30)씨는 “택시 탑승 거부 현상이 심하고, 불친절 때문에 기분이 나쁜 경우가 더러 있다”며 “해외 출장 때 이용하는 차량 공유서비스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출퇴근 시간 유상 운송을 허용하는 예외조항에 따라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 범위, 하루 운행 횟수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정부의 중재를 기다리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처럼 해외 주요 국가ㆍ도시는 택시업계에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기존 택시 업계에 규제를 풀어주는 대안을 제시했다. 택시업계가 따로 감독을 받지 않고 운전자를 직접 선발하게 했고, 서비스 교육이나 자동차 검사 의무를 면제해줬다. 지난 7월부터 차량 공유 서비스를 다시 허용한 핀란드도 비슷하다. 택시 요금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하게 했고, 택시 면허 건수의 총량 규제를 없앴다. 호주 수도준주는 택시 업계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당근’을 제시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나승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략연구팀 전문연구원은 “해외에서는 승차 공유 업체에는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우버를 합법화한 영국 런던은 보험 가입, 24시 콜센터 운영, 영어 시험 의무화 등 우버 기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한 게 그 예다.  
 
이병태 카이스트 IT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에선 카풀을 ‘교통 연결 서비스’라는 산업 분류로 구분하면서 사업자와 소비자 기준이 명확해졌다”며 “정부가 산업 형태를 정의하고 미비한 법을 개정하는 역할에 나서야 갈등을 줄이고 관련 사업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도 “해외에선 한국의 사납금 문제처럼 착취적인 상황에 놓였던 택시 기사들이 카풀 서비스로 옮겨간 사례도 있다”며 “카풀에 신고제ㆍ허가제를 도입하거나, 택시기사에게 카풀 운영의 우선권을 주는 대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가 퍼지고 있는 마당에 한국만 계속 서비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IT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많다.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는 우버의 기업 가치는 120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3대 완성차인 제너럴모터스(GM)ㆍ포드ㆍ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후발 주자인 중국의 디디추싱은 차량 임대ㆍ정비까지 담당하는 자동차 서비스 회사로, 동남아시아의 그랩은 물류ㆍ인증까지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변신 중이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으로 이 서비스의 편리함을 경험해 본 사람이 많아지면서 국내 공유 차량 서비스 도입을 바라는 소비자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카풀 업계는 출근과 퇴근 시간에서 택시가 소화하지 못하는 고객 수요 일부를 가져갈 뿐, 택시업계의 수익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 불만이 큰 택시 서비스를 공유경제가 보완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택시업계의 IT 역량을 강화해주고, 택시업계 스스로도 서비스 개선 노력과 경쟁력 제고를 고민해볼 때”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공유경제 상징 ‘공유숙박’도 규제 두고 첨예한 갈등 
지난해 공유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내국인 관광객이 123만명을 넘어섰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총관광객 수가 189만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65% 이상이 국내 관광객이었던 셈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은 내국인이 도시의 일반 가정집에 공유숙박을 운영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지만, 투숙은 외국인만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관련 법 규제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에어비앤비는 공유숙박업의 법제화를 요청하는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에어비앤비 따르면 1회 평균 투숙객 규모는 약 3명으로 가족 단위 등 단체 관광객들이 주를 이뤘다. 반면 호텔 등 기존 숙박업체의 1회 평균 투숙객 수는 1.2명으로 개인 단위의 여행객이 대부분이었다. 이상현 에어비앤비 정책총괄 대표는 “기존 숙박업체 이용객과 이용 패턴이 다른 만큼 기존 숙박 산업과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보텔을 비롯한 대형 호텔들이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이용해 숙박상품을 공급하는 등 공존하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설립 10년 만에 기업가치가 310억 달러(약 35조2000억원)를 호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300만명이 사용하며, 500만개 이상의 숙박시설을 보유할 정도로 ‘공유경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내 숙박업계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사단법인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숙박ㆍ외식업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공유숙박은 위생 및 관리가 허술해 관련 산업 전체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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