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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하트시그널, 뭐길래 중국인이 푹 빠진걸까?

비연예인 청춘남녀가 같은 공간에 살며 무한 '썸'을 타는 프로그램 <하트 시그널>. 지난 6월 시즌2가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그리고 지난 8월 말, 중국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비디오에 <심동적신호(心动的信号)>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심동적신호 입주자들 [사진 텐센트비디오 캡처]

심동적신호 입주자들 [사진 텐센트비디오 캡처]

심동적신호 연예인 패널 로켓소녀101 멤버 양차오웨 [사진 텐센트비디오 캡처]

심동적신호 연예인 패널 로켓소녀101 멤버 양차오웨 [사진 텐센트비디오 캡처]

포맷을 보면 <하트 시그널>과 완전 판박이다. 입주자 청춘남녀들은 출근 등 일상생활을 하되 퇴근 후에는 같은 공간에 살며 썸을 타고, 스튜디오에는 연예인 패널들이 나와 복잡한 러브라인을 추리한다. 표절이냐고? 아니다. 텐센트가 정식으로 판권을 수입했다.
 
러브라인을 추리하는 연예인/심리학자 패널로는 주야원(주아문), 장위치(장우기), 양차오웨(로켓소녀101), 장쓰다, 관홍, 장전위가 출연한다. 비연예인 - 중국어로는 쑤런(素人) - 입주자는 여3, 남3 총 6명이다. 이들은 기업체 CEO서부터 해외 명문대 학생, 모델, 교사 등 다양한 직업과 매력을 가졌다.
영어 교사 후진밍 [사진 바이두백과]

영어 교사 후진밍 [사진 바이두백과]

모델 장밍량 [사진 바이두백과]

모델 장밍량 [사진 바이두백과]

심동적신호는 9월 18일 기준 4화까지 방영됐으며 매회 최소 5000만뷰 이상을 찍고 있다. 랜덤 데이트 내용이 나오는 3화의 경우 1억 2000만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를 낳았다.  
 
중국 최대 리뷰사이트 더우반에서 7.4점의 평점을 얻고 있는데, 7.8점을 받은 원작 <하트 시그널2>보다 조금 낮다. 하지만 다른 중국 예능 프로와 비교하면 꽤나 높은 점수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왜 연예인도 아닌 보통 사람들의 썸과 연애에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사회심리학자가 아닌 관계로 자세하게 분석할 수는 없지만, 중국에 오래 전부터 있었던 CP문화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여기서 CP는 커플(Couple)의 줄임말이다. 西皮(시피)라고 쓰기도 한다.  
 
원래 CP는 동성 커플만을 지칭했다가 지금은 이성 커플까지도 범위가 확장됐다. 등장인물끼리 서로 엮는 이 문화는 중국 사회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서브컬처다. (물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몇년 전 '런닝맨'에서 월요커플(송지효X개리)이 크게 흥했던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월요커플이 중국에서 훨씬 흥했다는 점이다.)
토마토 커플 저우유X후진밍 [사진 텐센트비디오]

토마토 커플 저우유X후진밍 [사진 텐센트비디오]

예를 들어볼까. <심동적신호>에서 남자 1호 저우유(周游)와 여자 2호 후진밍(胡金铭)은 벌써부터 토마토 CP로 불리고 있다. 아침에 토마토를 먹는 후진밍을 위해 저우유가 아침 일찍 일어나 미리 토마토를 준비해두겠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한 CP명이다.  
 
이렇게 한 번 CP가 정해지면 그 둘을 미는 네티즌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영업(?)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련 버즈량이 많아진다. 참 훌륭한 홍보수단이다.
친애적객잔 칸칭즈X지링천 [사진 제몐]

친애적객잔 칸칭즈X지링천 [사진 제몐]

JTBC '효리네 민박'을 표절한 <친애적객잔(亲爱的客栈)>에서 칸칭즈(阚清子)와 지링천(纪凌尘)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그들이 민박을 잘 운영해서라기보다는 실제 커플이었던(지금은 헤어짐) 그들의 알콩달콩한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 재미 때문이었다. 
중국 연애 프로그램의 역사
심동적신호 얘기가 나온 김에 중국 연애 프로그램의 역사를 간단하게 짚어보자(TMI일지도 모르지만).  
 
중국 최초의 짝짓기 프로그램은 1988년 산시(山西)TV에서 방영된 <전시홍낭(电视红娘)>이다. 싱글 남녀의 결혼 상대를 찾아주는 프로로, 당시 출연자 대부분이 집이 가난하거나, 배우자와 일찍 사별하는 등 결혼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스튜디오 무대에서 식구는 몇 명이고, 돼지는 몇 마리나 키우고, 소득은 얼마인지 따위를 지루하게 읊었다. 한 마디로 농촌 총각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자유연애, 자유결혼 분위기가 더욱 자리를 잡은 이후인 1998년, 후난TV <매괴지약(玫瑰之约)>이 방영됐다. 매괴지약은 대만의 맞선 프로 <비상남녀(非常男女)>를 모방했는데, 어느 정도 조건(?)이 맞는 남자 6명, 여자 6명이 스튜디오에서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남녀 출연자가 개인기를 선보이는 코너가 하이라이트였다.  
 
<매괴지약>을 시작으로 90년대 말 엄청난 수의 맞선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상하이TV <상약성기육(相约星期六)>, 랴오닝TV <일견경심(一见倾心)>, 산시TV <호남호녀(好男好女)>, 허난TV <수양아심동(谁让我心动)>, 충칭TV <연분성공(缘分星空)>, 쓰촨TV <특별심동(特别心动)> 등이 그 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비성물요. 올해에도 방영된 장수 프로그램이다. [사진 운지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비성물요. 올해에도 방영된 장수 프로그램이다. [사진 운지대]

2005년 이후 사그라들었던 맞선 프로그램은 2010년 장쑤TV <비성물요(非诚勿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여성 24명, 남성 1명이 출연하는 이 색다른 방식의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특히 여성 출연자들이 "셔츠 아래 근육 좀 보여주세요", "저는 몸매가 늘씬한 남자가 좋아요" 등 자신의 욕망, 야심, 그리고 사랑에 대한 생각과 요구를 거침없이 드러내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배금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의 이슈로 2010년 6월 광전총국은 비성물요에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시 최근의 <심동적신호>로 돌아오면, 소위 말하는 '조건'보다는(처음에 출연자의 나이, 직업을 밝히면 안됨) 남녀 사이의 순수한 대화, 눈빛 교류, 가벼운 스킨십에 집중한 새로운 형태의 연애 프로그램이다. 요즘 중국인의 연애관, 결혼관을 알고 싶다면 <심동적신호> 같은 현지 연애 프로그램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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