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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600만원 넘는데 사채업자에 손 벌려...왜?

불법 대부업체나 사채 등 불법 사금융 이용자가 5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지만, 불법 사금융 이용자 10명 중 2명은 월 6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의 한 거리에 일수 등 불법 사금융 전단지가 널려 있다.

부산의 한 거리에 일수 등 불법 사금융 전단지가 널려 있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불법 사금융 대출 잔액은 6조8000억원이다.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대부업체나 일수 등 사채를 쓰는 이용자는 약 52만명이다. 금융위가 한국 갤럽에 의뢰해 19세 이상, 79세 이하 5000명을 상대로 표본 조사한 결과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 10명 중 8명은 40~60대 남성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득은 200만~300만원대가 조사 대상 중 20.9%로 가장 많았다. 대출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24%)를 훌쩍 뛰어넘었다. 불법 사금융 금리는 10~120%로 나타났고, 66%를 넘는 초고금리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의 2%를 차지했다. 전체 국민으로 환산하면 1만명 정도가 약탈적 금리에 내몰린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법정 최고금리(27.9%)를 초과한 경우도 36.6%에 달했다. 법정 최고금리는 올 2월 24%로 인하됐다.  
 
불법 사금융은 주로 저소득층이 이용하지만, 고소득자도 적지 않았다. 조사 대상 중 17.8%는 월 소득이 600만원을 넘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재무 구조가 취약하거나 소득 포착이 어려운 사업자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 10명 중 4명은 사업자금(39.5%) 용도로 돈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자금(34.4%)이나 다른 대출금을 갚기 위해(14.2%)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았다. 또한, 월 소득이 200만~300만원대(20.9%)인 40~60대(80.5%) 남성이 주로 불법 사금융을 쓰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부족한 60대 이상 노령층도 26%에 달했다. 
 
특히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60대 이상 중 절반은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중 25%는 ;빚을 갚지 못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 전체로 보면, 36.6%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이 중 5.1%는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채권 추심을 경험한 이용자는 8.9%였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 현황

불법 사금융 이용자 현황

하지만 10명 중 7명은 불법 사금융 업체의 보복이 두렵거나 대체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금융·사법당국에 신고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 7월까지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33만7965건이다.  
 
문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 대부업체로 확산하면서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이들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김선동·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과 등록 대부업체에서 신규 신용대출을 받은 저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상반기 대부업체의 저신용자 신규 대출자는 24만여 명으로 같은 기간 22.7% 줄었다. 등록 대부업체도 2009년 1만4763개에서 지난해 8084개로 45.3% 줄었다. 성일종 의원은 “대부업체 등록 수가 급감한 것은 대부업체의 음성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올해 상반기 대부업 대출을 거절당한 약 160만명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유인이 크기 때문에 이들을 추적하는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위 관계자 역시 “향후 (대출) 시장 여건이 악화하면 등록된 대부업체 이용자가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불법 사금융 실태 조사를 매년 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권 신용 공급 위축에 따른 불법 사금융 이용자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법 사금융 영업과 광고 금지 위반 등에 관한 처벌을 현재 벌금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할 방침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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