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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거칠다고? 잠자는 시간 1시간만 늘려보라

기자
유재욱 사진 유재욱
[더,오래] 유재욱의 심야병원(30)
항상 피곤하고, 피부가 탁하며 거칠고, 장이 안 좋고, 집중력도 떨어진다면 잠자리를 한 시간만 늘려보라. [중앙포토]

항상 피곤하고, 피부가 탁하며 거칠고, 장이 안 좋고, 집중력도 떨어진다면 잠자리를 한 시간만 늘려보라. [중앙포토]

요즘 제가 별로 하는 것도 없는데 항상 피곤하고 피부도 거칠어져 속상해요.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하게 일어난 것이 언젠지 기억도 안 나요.
혹시 잠은 잘 주무시는지.
 
아뇨. 불면증 때문에 고생한 지가 좀 됐어요.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 몸에서는 잠을 잘 때 만 해독작용이 일어나거든요. 세포 해독뿐만 아니라, 뇌 해독, 장 해독까지 모두 잘 때만 활성화돼요. 잠을 제대로 안 자면 몸 안에 독성물질의 농도가 높아져 쉽게 피로하고 피부도 안 좋아질 수 있어요.
 
그럼 잠만 많이 자면 피부도 좋아진다는 말씀이세요?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잠을 푹 자면 분명히 피부가 좋아집니다. 항상 피곤한가요. 피부가 탁하고 거친가요. 장이 안 좋고 집중력도 떨어지는가요. 잠시간을 한 시간만 늘려보세요.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도 있잖아요.
 
유재욱의 한마디
도시는 매일매일 온갖 쓰레기로 더럽혀지지만,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거리는 깨끗하게 청소돼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우리를 위해 일하는 청소부의 수고 덕분이다. 만약 청소부가 없다면 며칠이 지나지 않아 우리 주변은 쓰레기와 악취로 가득할 것이다.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만 남들이 모두 잠든 새벽마다 베푸는 이들의 노고에 감사해야 한다.
 
잠잘 때만 활성화하는 세포 안 청소시스템
우리 몸에도 청소부가 있다. 재미있는 현상은 우리 몸의 청소부도 마치 우렁각시처럼 우리가 깨어있을 때는 청소를 하지 않고 잠을 잘 때 몰래 청소를 한다. 아마도 바쁘게 움직이는 낮에는 방해가 될까 봐 잘 때 만 일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만약 우리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혹은 노느라 잠을 안다면 청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우리 몸에는 독성물질이 축적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 몸에는 세 가지 청소 시스템이 있다. 먼저 세포 안의 청소시스템이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도 매일 대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노폐물이 만들어진다. 노폐물은 쌓이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청소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일은 세포 안의 리소좀(lysosomes)서 일어난다. 
 
세포 안 청소시스템은 인간이 잠을 잘 때만 활성화 된다. 그래서 숙면을 하면 해독작용이 잘 일어나고 컨디션도 좋아지며 피부도 맑아진다. [사진 pixabay]

세포 안 청소시스템은 인간이 잠을 잘 때만 활성화 된다. 그래서 숙면을 하면 해독작용이 잘 일어나고 컨디션도 좋아지며 피부도 맑아진다. [사진 pixabay]

 
리소좀은 세포 안에서 생성되는 불필요한 대사산물, 침입한 바이러스를 청소하고, 병든 세포는 자가포식(autophagy)이라는 단계를 거쳐 분해해 새로운 세포로 재활용한다. 일본의 오수미 박사는 이런 현상을 연구해 2016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바 있다. 세포 안 청소시스템은 인간이 잠을 잘 때만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래서 숙면을 하면 해독작용이 잘 일어나고 컨디션도 좋아지고 피부도 맑아진다.
 
두 번째 우리 뇌에도 청소시스템이 있다. 최근에 밝혀진 연구에 의하면 뇌 안에는 글림프시스템(Glymphatic system)라고 불리는 청소시스템이 있다. 뇌척수액이 뇌의 교세포(glial cell)를 타고 뇌 실질 안으로 구석구석 스며들었다가 노폐물을 씻어내어 림프관을 타고 빠져나간다. 뇌의 청소시스템은 뇌의 독성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치매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단백질 등을 성공적으로 청소해 낸다. 공교롭게도 글림프시스템도 우리가 숙면할 때 만 작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을 안 잔다면 뇌 안에 독성물질 농도가 높아져 기능이 떨어진다. 밤새 공부를 하는 것이 그리 능률이 오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장 해독이다. 현대 의학은 소장의 기능 이상을 각종 면역질환과 난치병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가장 많은 독성물질이 유입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장내세균의 불균형이나 간편식, 술 담배 등 독성물질을 잘 제거하지 않으면 혈관을 타고 몸으로 흡수되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킨다.
 
공복 시간 10시간 이상 돼야 장 청소 잘 돼
장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첫걸음이다. 장에도 노폐물을 제거하는 청소시스템이 있다. 배고플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이것은 배가 고프다고 음식을 넣으라는 신호가 아니라 장이 꿈틀거리면서 소장에 남아있는 노폐물을 아래로 밀어 내리는 자유 운동이다. ‘이동복합운동(Migrating Motor Complex)이라 부르는 청소시스템은 식후 4시간이 넘어 소장이 비워지고 음식물이 대장으로 넘어갔을 때만 일어난다.
 
보통 100분 간격으로 장이 꿈틀거리기 때문에 적어도 공복 시간이 10시간 정도는 되어야 효과적으로 장 청소가 일어난다. 그리고 10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 하려면 8시간 이상 푹 자는 수밖에 없다. 만약 저녁 7시까지 저녁을 먹고 10시쯤 잠자리에 들어 아침까지 푹 자고 아침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고 정오에 점심을 먹는다면, 17시간 동안 금식하는 꼴이 된다. 결국 장 해독도 얼마나 숙면을 하는가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artsm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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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