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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고법부장들, 사법부 신주류와 맞서나…조국 수석도 비판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법원 내 비주류로 평가돼 온 중견 판사들이 하나둘 검찰의 사법부에 대한 수사는 물론 이를 지지하는 청와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윤종구(55ㆍ연수원 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2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조국) 수석비서관을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의 (판사 비판) 발언은 헌법 규정에 반할 수 있고, 사법부 독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애초 전날 197명의 서울고법 판사들에게만 e메일로 보낸 글이었으나 이날 아예 법원 관계자 모두가 볼 수 있게 공개한 것이다.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조국 '페이스북' 놓고 “판사 비판은 사법부 독립 저해”
이 글은 “최근 재판거래 의혹 수사에서 볼 수 있듯이 검찰의 ‘밤샘 수사’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강민구(60ㆍ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한 직후 작성됐다. 조 수석은 “법관은 스스로 행한 문제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예컨대 재벌 최고위 인사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나 사법 농단 수사에 대한 조직 옹위형 비판”이라고 적었다. 강 부장판사가 2016년 장충기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서비스의 편리함을 언급한 메시지를 보낸 것을 거론한 것이다.
 
윤 부장판사는 “대통령은 헌법기관으로서 사법부 독립 보장이라는 헌법 가치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사법부를 향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대통령 비서실은 다르다”면서 “헌법은 대통령 비서실 소속인 수석 등에 관한 어떤 규정도 없으며, 명시적인 위임 규정도 발견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조 수석의 행위가) 대통령의 위임 없이 한 표시라면 이는 헌법 규정에 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관 및 사법부 독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표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법부장, 소장파 대비 3권 분립에 비중 둬
윤 부장판사는 조 수석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그는 취재진에게 “대립 구도를 짓지 말아달라”면서도 “헌법적 가치를 따져볼 때 학술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부(법무부)의 일원인 검찰의 법원 수사가 행정부와 사법부 간 삼권 분립 차원에서 온당한지 민주적 정당성 차원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년 연차 이상의 고법 부장판사들은 차관급이다. 이들은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주도하는 소장파 판사 등이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법원 내 주류로 부각해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대체로 조용한 모습이었다.  
  
다만 지난 6월 김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협조 방침을 밝히기 직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41명은 “형사고발ㆍ수사촉구 등 법관에게 압박을 줘 재판의 독립성이 침해될 조치를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윤 부장판사는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는 게 법치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법부장급에서는 김태규(51ㆍ28기)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지난 8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검찰 수사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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