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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구글의 횡포, 정부는 불구경만 할 것인가

김경진 산업팀 기자

김경진 산업팀 기자

# 미스터리 하나. 국내 게임 회사가 국내 앱 마켓엔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다. 대신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한다. 원스토어 같은 국내 앱 마켓에 게임을 출시하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검색·게임 추천에서 불이익을 당한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어서다.
 
# 미스터리 둘.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 80%를 넘어선 유튜브(구글 자회사)는 내년 시행되는 음원 저작권료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음원 전송’이 아닌 ‘동영상’ 유통 회사란 이유에서다. 멜론 같은 음원 회사에서 “우리도 동영상으로 음원을 유통하면 되는 거냐”는 얘기가 나온다.
 
# 미스터리 셋.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모바일로 다운받으면 1000원 중 300원은 구글이 떼간다. 그런데 PC버전으로 이모티콘을 다운받으면 구글 몫이 ‘0원’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상식에도 형평성에도 어긋나 보이는 이런 일들이 현재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모두 인터넷 공룡 구글과 관련된 일이다.
 
세 번째 미스터리는 가장 심각하다. 카카오 같은 국내 대기업도 구글의 모바일 생태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준다.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은 ‘인앱 결제(앱 안에서 결제)’ 방식을 통해 다운로드 이후에도 앱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에 대해 30%를 가져간다. 카카오처럼 자체 결제 시스템이 있는 기업도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써야 한다. 그런데도 카카오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쓰겠다’고 하지 않는 건 구글이 국내 모바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해서다. 실제 카카오는 2016년 자체 게임 숍을 열었다가 카카오 택시 앱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되는 등 크게 덴 적이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정부는 그동안 사실상 손을 놓다시피 했다. 구글이 벌이는 사업에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 “문제 인식도 개선 의지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부터 구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 조사에 나섰지만 지금까진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ICT 업계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체념이 자리를 잡았다. 게임 업계에선 공정위에 구글의 불공정 혐의를 고발하는 것과 관련, “고양이(구글) 목에 방울 달기” “부처님(구글) 손바닥 안” “달라지는 것도 없이 내 인생만 쪽박 찬다” 등 자조 섞인 말을 한다. 정부는 각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최소한의 ‘평평한 운동장’과 ‘공정한 심판’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경진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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