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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동 이장’ 연봉 85억 받고 중국 간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K리그 최강으로 조련한 최강희 감독이 중국 톈진 취안젠의 지휘봉을 잡는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전북의 남은 5경기를 마친 뒤 중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양광삼 기자]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K리그 최강으로 조련한 최강희 감독이 중국 톈진 취안젠의 지휘봉을 잡는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전북의 남은 5경기를 마친 뒤 중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양광삼 기자]

‘봉동 이장’이 전북 현대를 떠난다. 중국에서 ‘강희대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이끄는 최강희(59) 감독 이야기다. 내년부터 중국 톈진 취안젠을 이끈다.
 
‘봉동’은 전북 현대의 훈련장이 있는 전북 완주군 봉동읍을 말한다. 여기에 시골 마을의 이장을 연상시키는 최 감독의 친근한 외모와 성품을 표현하기 위해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바로 ‘봉동 이장’이다. 물론 최강희 감독은 ‘강희대제’로도 불린다. 2006년 전북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당시 중국 언론이 붙여준 닉네임이다.
 
전북 현대 구단은 22일 “최강희 감독이 14년간 잡았던 전북 지휘봉을 내려놓고 톈진 취안젠 감독 제의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톈진 취안젠은 단장뿐만 아니라 회장까지 직접 나서 최 감독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톈진은 3년 계약에 연봉 750만 달러(약 85억원)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세금을 떼도 연봉이 500만 달러(약 50억원)다. 3년간 많게는 255억원을 받는다.
 
세계축구 ‘뉴 엘도라도’ 중국으로 간 선수·지도자

세계축구 ‘뉴 엘도라도’ 중국으로 간 선수·지도자

 
세계적인 명장들도 중국 프로축구에서 중도에 경질되면 연봉을 받지 못하는데 최 감독은 중간에 계약이 파기돼도 잔여 연봉을 다 받기로 했다. 전북 코치들도 중국으로 함께 데려가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2013년 취임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축구굴기를 부르짖은 뒤 중국 프로축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의 재벌들이 앞다퉈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은 덕분이다. 최 감독이 ‘세계축구의 새로운 엘도라도’ 중국으로 건너가기로 한 것도 이런 분위기가 한몫을 했다.
2006년 전북을 이끌 당시 최강희 전북 감독. 당시에도 특유의 2대8 가르마다. [중앙포토]

2006년 전북을 이끌 당시 최강희 전북 감독. 당시에도 특유의 2대8 가르마다. [중앙포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주전 수비수 출신 최 감독은 2005년 ‘만년 하위 팀’ 전북을 맡았다. 2008년 초엔 1승1무4패에 그치자 일부 전북 팬들은 비난을 퍼부었다. 팬들은 “봉동 이장은 밀짚모자 쓰고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집에나 가라”고 했다. 최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까지만 기다려달라’는 장문의 편지를 서포터스에게 보냈다. 전북은 이후 9승2무3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라 성남을 꺾었다.
최강희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이동국. 전주=양광삼 기자

최강희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이동국. 전주=양광삼 기자

 
최 감독은 ‘재활공장장’으로도 불린다. 성남에서 뛰던 이동국(39)을 데려와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부활시켰다. 최 감독은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의 신봉자다. 독일에서 프로축구를 보다가 골키퍼에게 백패스 하면 관중들이 야유를 퍼붓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국내에 돌아와 2골 먹으면 3골 넣는 축구로 K리그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덕분에 최 감독은 K리그 6회 우승(2009·11·14·15·17·18년)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 (2006·16년)을 일궈냈다. K리그 감독으로는 최다승 기록(227승)도 갖고 있다.
 
만년 하위팀 전북을 K리그 절대 1강으로 만든 최강희 감독. 양광삼 기자

만년 하위팀 전북을 K리그 절대 1강으로 만든 최강희 감독. 양광삼 기자

최 감독은 최근 몇 년간 많은 중국팀의 영입 제안을 고사했다. 하지만 올 시즌 K리그에서 6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짓자 국내에선 더이상 오를 곳이 없다고 여겼다. ‘절대 1강’ 전북과 9위 서울의 승점 차가 무려 42점이나 된다.
 
최 감독은 최근 “팀이 나로 인해 정체되는 느낌을 받는다. 선수들도 식상해 하는 것 같다”고 이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전북 구단은 “최 감독과 계약 기간은 2020년까지지만,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최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 양광삼 기자

프로축구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 양광삼 기자

 
올 시즌 중국 수퍼리그에서 16팀 중 13위에 그치고 있는 톈진 취안젠은 최 감독의 과감한 공격 전술과 선수단 운영을 높게 평가했다. 일단 전북 코치였던 박충균이 올 시즌 톈진의 잔여 경기를 지휘한다. 최 감독은 전북에서 남은 5경기를 치르고 중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최 감독은 “전북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팀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응원해준 팬과 구단에 감사하다. 몸은 떠나도 언제나 전북을 응원하고 함께 한 모든 순간을 가슴속에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이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해 내년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40대 초반의 젊은 지도자가 거론되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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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