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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나무 베면 나쁘다? 사람도 숲도 유익한 벌채 있어요

환경보호 바로 알기 명작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는 소년이 노인이 될 때까지 일생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준다. 잎과 열매, 가지, 그림자까지 선물한다. 나무는 인간에게 소중한 존재다. 최근엔 종이 빨대로 변신해 똑소리 나게 환경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나무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오해가 있다. 바로 나무를 베어내는 일, 즉 ‘벌채’가 무조건 환경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시선이다. 과연 벌채는 사람·나무 모두에게 좋지 않은 걸까. 벌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본다. 
친환경 벌채는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숲의 건강을 지켜준다. [사진 산림청]

친환경 벌채는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숲의 건강을 지켜준다. [사진 산림청]

 
벌채에도 공식이 있다. 나무를 베어내면 새 나무를 심는 것이다. 그런데 새 나무를 단일 수종으로만 심으면 그 임지(林地)가 갖고 있는 고유의 산림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다. 햇빛·토양·수분·온도·바람 등 환경 요인이 달라지고, 그곳에 정착해온 생물종이 감소하며 악순환이 될 수 있다. 벌채를 하더라도 생태계는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는 전 세계적으로 이견이 없다. 
 
산림청 2010년 ‘친환경 벌채’ 도입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모인 산림협의체인 ‘몬트리올 프로세서’(온·한대림의 지속 가능한 경영에 관한 기준·지표를 개발하는 회의)는 1993년 9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의 후원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구성됐다. ‘몬트리올 프로세서’는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를 위한 필수 이행 수단으로 ‘생물다양성 유지’를 강조해왔다. 사람을 포함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100종의 개체(생물) 1만 마리가 살고 있는 숲에서 나무를 벤다면 100종의 개체를 모두 조금씩 남겨둬야 한다. 벌채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드는 건 피할 수 없지만 ‘종’의 수는 최대한 지키자는 것이다. 나무를 베어냈다면 이후 숲속 다양한 생물이 기존의 생태계를 잘 유지하는 게 관건인 셈이다.
 
국내서는 2010년 ‘친환경 벌채’ 제도를 도입했다. 친환경 벌채란 다 자란 나무를 특정 면적 내에서 벨 때 혹시 모를 재해를 예방하고 산림 생태계의 경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남겨놓는 것을 말한다. 성장이 둔화하고 불량한 나무를 벌채해 목재로 이용하고, 그 자리에 주민 생활과 소득에 도움되는 어린 나무를 심어 탄소흡수원을 늘리는 친환경 순환 구조다. 친환경 벌채에선 나무를 남길 때도 규칙이 있다. 이는 산림의 생태·경관적 기능을 잘 유지시키기 위한 조건이다. 여기에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공포하고 친환경 벌채 기준을 강화했다. ‘모두 베기’ 벌채 시 벌채 구역과 다른 벌채 구역 사이에 폭 20m 이상의 수림대(나무가 많이 우거진 지대)를 남기도록 했다. 벌채 면적이 5헥타르(ha) 이상이면 벌채 면적의 10%를 군상(나무 집단) 또는 수림대로 남겨야 한다.
 

목재 자급률 10년 새 6.6%P↑
나무를 집단으로 남겨두면 지역의 생물다양성이 나무가 혼자일 때보다 우수하다. 이렇게 나무를 집단으로 남기는 것을 ‘군상잔존’이라고 하는데, 장점이 또 있다. 거센 바람에도 나무가 쓰러지지 않고 잘 견딘다. 나무 한 그루가 변형해 성장하면 불량 나무가 될 수 있다. 불량 나무는 또 다른 나무의 생장을 방해한다. 그래서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벌채할 때 전체 벌채 면적의 10%를 군상잔존으로 처리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 사례도 있다. 2015년 강원도 평창군 고길리에 26ha 규모의 군상잔존 벌채 시험지가 만들어졌고 각 지방 산림청에서도 군상잔존 벌채를 추진 중이다.

 
산림 생태계를 지키며 베어낸 나무는 일상 곳곳에서 목재로 활용된다. 국내산 목재 자급률도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 2007년 목재 자급률은 9.8%에 불과했지만 2017년엔 16.4%로 껑충 뛰었다. 목재가 많이 소비되는 대표적인 예가 목재 주택이다. 지난해 착공한 목조 주택은 1만3938동으로 집계됐다. 목재로 가구를 만드는 공방이 오프라인에서 운영된다면 온라인에선 나만의 ‘DIY목재’를 구입해 원하는 물건을 제작할 수 있다.
 
벌채 부산물도 버리기엔 아깝다. 벌채할 때 수집된 원목을 제외하고 임지에 남아 있는 나뭇가지와 자투리 나무 등이 벌채 부산물이다. 벌채 부산물을 축사 깔개용으로 사용하면 악취가 감소한다. t당 약 22만원인 수입 톱밥보다 저렴해 한우 사육농가에서는 부산물 사용을 선호한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과거 황폐했던 우리나라 숲이 이제는 풍성해졌다”며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계획적인 벌채는 지구와 숲을 더 튼튼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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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