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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집에서 붕어빵 처음으로 준 골프장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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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국홍 사진 민국홍
[더,오래] 민국홍의 19번 홀 버디(15)
안양 베네스트는 고객이 타는 카트가 없고 대신 2명의 캐디가 1명당 2백을 다루고 있다. [사진 민국홍]

안양 베네스트는 고객이 타는 카트가 없고 대신 2명의 캐디가 1명당 2백을 다루고 있다. [사진 민국홍]

 
최근 안양 베네스트 컨트리클럽에서 스카이 72 골프 앤드 리조트의 양찬국 헤드 프로 등과 함께 라운드하면서 한국의 골프장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곳은 안양 베네스트 CC와 스카이 72 골프 앤드 리조트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초여름에 이어 두 번째로 찾은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은 한창 가을로 접어들고 있었는데 최근 페어웨이가 마치 양탄자를 밟는 듯 잔디로부터 적당한 쿠션과 촘촘함이 발바닥으로 전해왔다. 
 
양 프로가 대뜸 “올여름 안양중지가 없었더라면 한국의 골프장들은 영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이 야심 차게 개발한 잔디품종인 안양중지가 전국 골프장으로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면 골프장 잔디들이 올여름의 폭염을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은 한국 골프장의 산 역사이자 증인이다. 골프광이었던 고 이병철 삼섬 그룹 회장이 관리의 삼성이란 모토 이상으로 골프장 경영과 관리의 모범을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우선 고 이 회장은 골프장 내에 잔디연구소를 만들어 놓고 한국 기후와 토양에 맞는 잔디 개발을 독려했다. 한국의 기존 품종인 야지는 잎이 넓은 데다 여름에 비교적 강하지만 추위에 약하고 일찍 단풍이 들어 푸르름과 촘촘함을 필수로 하는 골프장 잔디로는 잘 맞지 않는다. 양 잔디는 세엽이고 겨울에도 푸르름을 유지하지만, 여름에는 녹아내린다. 
 
안양연구소가 품종 간 접목을 통해 추위에도 강하고 세엽으로 촘촘함을 유지할 수 있는 안양중지를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품종이 나와 전국 골프장에 보급된 것이다. 고 이 회장은 조경에도 안목이 높았다. 안양 18홀을 돌다 보면 봄, 여름, 가을철마다 특성에 맞게 조성된 천국의 정원에 노니는 것 같이 참으로 행복한 마음이 든다. 
 
안양 베네스트의 6번 연꽃 홀. 드라이브샷을 멀리 날리면 연못 중간을 뚫고 건너간다. 캐디가 따 준 연꽃 씨 밥을 맛있게 먹었다. [사진 민국홍]

안양 베네스트의 6번 연꽃 홀. 드라이브샷을 멀리 날리면 연못 중간을 뚫고 건너간다. 캐디가 따 준 연꽃 씨 밥을 맛있게 먹었다. [사진 민국홍]

 
2번의 벚꽃 홀, 6번의 연꽃 홀, 17번의 단풍홀 등 매홀 마다 특성이 있고 전체에 걸쳐 심어져 있는 수백 수천 그루의 다박송과 반송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수목원 같은 조경을 가진 안양 베네스트에 오면 마치 왕이나 된 듯 1등 대우를 받는다. 
 
삼성그룹은 신라 호텔이나 신세계 백화점 같은 서비스업에도 늘 최고 자리를 지켜오며 골프장을 운영하면서도 고객에 대한 친절이나 감동 선사라는 기본철학을 고수했고 이런 정신이 모든 종사자의 몸에 배어 있어서다. 특히 캐디들의 친절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 소천한 LG그룹의 구본무 회장도 곤지암 CC를 안양 베네스트 이상을 만들기 위해 좋은 소나무가 눈에 띄면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사다 심었고 늘 종업원에게 안양 베네스트 이상으로 친절한 서비스를 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소나무를 구매할 때 같이 갔던 조경 전문가한테 직접들은 이야기다.
 
우리나라 골프장의 관리나 경영에 그만큼 안양 베네스트의 영향이 컸다는 증거다. 안양 베네스트나 곤지암 CC가 고객들이 카트를 타지 않고 18홀 전부를 걸으면서 라운드하는 한국에서 흔치 않은 골프장이다.
 
이날 18홀을 돌면서 가을 정취를 한껏 즐긴 다음 클럽하우스에서 늦은 점심을 하는데 양 프로가 동심경영이란 책을 선사한다. 한국골프장에 혁명을 가져다준 스카이72의 경영 이야기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자와 똑같지는 않지만 상당 부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평소 스카이72가 한국골프장에 마케팅 혁명을 불러왔다고 생각해왔다. 스카이72는 워낙 접근성이 좋은 데다 골프장 설계서부터 반듯하게 지어진 곳이라서 아마도 누가해도 흑자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김영재 대표라는 인물이 없었더라면 이처럼 명성과 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나의 판단이다.
 
지난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 72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 경기에서 박성현이 1번홀 세컨샷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 72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 경기에서 박성현이 1번홀 세컨샷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앉은뱅이 장사에 익숙하던 한국의 골프장 경영에 마케팅을 입혔다. 스카이72가 개장할 때만 해도 한국의 골프장은 부킹 난을 겪고 있어 늘 고객이 넘쳐나던 터였다. 골프장 수가 모자라다 보니 늘 부킹 전쟁이라 마케팅 개념이 없었는데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골프장에서 붕어빵과 청주 그리고 아이스바 등을 공짜로 주기 시작한 곳은 여기가 처음이다.
 
대신 경기운영시간을 잘 조절해 고객들이 전반을 끝내면 스타트하우스에 들여 가볍게 한잔하도록 만들었다. 골프장 경영 하나마다 매출을 올리되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했다. 골프장 곳곳에 유머문장을 붙여 놓아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라운드를 즐기게 한 곳도 이곳이 처음이다. 스카이 72는 개장하면서부터 명품 골프장이라는 것보다 메스티지 골프장이라는 컨셉트를 차용한 것 같다. 
 
그동안 4개의 코스 가운데 하나인 오션 코스에서 매년 미국의 LPGA 대회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열어 온 것만 보아도 골프장의 평판에 상당히 신경을 써왔다. 시설과 서비스는 명품 비슷한데 가격은 약간 차별화하여 최대한의 대중이 찾아오도록 만든 것이다. 할인정책에다 철저한 인터넷 모객으로 최대한의 팀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한 코스에서는 야간 라이트를 설치해 밤손님도 받고 있어 퇴근 후 직장인의 발길을 끌고 있다. 더운 하계 시즌에 야간경기를 겨우 하게 한 것이 아니라 대낮만큼 환한 가운데 쾌적하게 하도록 해준 것이다. 이곳이 메스티지 골프장이라는 것은 잔디니 캐디를 관리하는 것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지난 11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8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 한국 박성현이 9번 홀에서 라인을 살피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 11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8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 한국 박성현이 9번 홀에서 라인을 살피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72홀 모두 잔디관리는 위탁이다. 그린이나 페어웨이에 대해 욕먹지 않을 만큼 얄밉게 관리하고 있는데 그만큼 원가를 절약하고 있다. 또 캐디관리도 특이하다. 십계명까지 주어 철저한 고객관리에 나서면서도 감정노동을 하는 캐디를 최우선으로 배려하고 있다.
 
진상인 손님에 대해서는 맘속으로 “XX”라는 육두문자를 날려 감정을 순화하라고 가르치고 있고 진상 중 진상 손님은 아예 백을 빼라고 한다. 이래야 캐디도 골프장을 믿고 진정으로 고객을 모신다는 게 스카이의 철학이다. 아무튼 스카이 72는 명성을 유지하고 돈도 많이 벌었다.
 
스카이 72가 다른 골프장들에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 모두 붕어빵이나 아이스바를 주고 전반 홀을 마친 뒤 반드시 식음료를 먹게 하는 전략을 하고 있다. 모두 흑자를 내기 위해서다. 지금은 전국 각 골프장이 안양 베네스트 출신과 스카이 72 출신이 퍼져 있어 이들 골프장이 내세웠던 골프장 경영철학을 퍼뜨려가고 있다.
 
추서: 여기에 가격전략으로 한국의 골프장 경영에 영향을 많이 미친 제3의 골프장이 있는데 바로 군산골프장이다. 이른바 항공업계의 저가항공사인 셈이다. 이는 다음에 소개하겠다.
 
민국홍 KPGA 경기위원 minklp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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