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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국가적으로 반대하면 한국GM 자금 지원 안 할 수도”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한국GM에 투입하기로 한 시설자금(7억5000만 달러) 중 아직 집행하지 않은 3억7500만 달러를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향후 10년간 한국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기로 한 산은과 GM 간 경영정상화 관련 계약이 파기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열린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피감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한 이동걸 회장은 “GM에 투입하기로 한 시설자금 중 남은 금액을 연말에 집행할 것이냐”는 지상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정책적 판단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국가적으로 반대하면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 회장은 “(나머지) 2차 집행을 산은이 거부하면 (GM과 맺은) 기본계약서 자체가 파기되고 그 이후 GM은 언제라도 철수할 수 있다”면서 “그것이 바람직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GM이) 10년 동안 한국시장에서 생산하는 게 원래 목적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3억7500만 달러를 납입하고 GM 측에 의무를 지게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와 관련해 산은의 안이한 대처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지상욱 의원은 “이번 사건은 제2의 론스타 사건으로 생각한다”며 “GM이 지난 5월 산은과 계약을 맺을 때부터 먹튀를 하려고 연구법인 분할을 준비해 왔다”고 주장했다. 
 
유동수 더불민주당 의원은 “GM이 법인 분리를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산은과 GM이 체결한 기본계약서에 GM의 독단을 견제할 장치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미 지난 4월에 (GM의) R&D법인 신설 의도를 (산은이)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후 합의 과정에서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인 회사 분할을 비토권 대상에 포함하려는 선제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부평 한국 GM 공장. <연합뉴스>

인천시 부평 한국 GM 공장. <연합뉴스>

2대 주주인 산은과 협의 없이 한국GM이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강행한 것에 대해 ‘산은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GM이 산은의 자료 요청을 무시하고 법인 분리를 독단적으로 결정했는데 산은은 비토권 행사는 물론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산은이)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지만 GM의 경영 판단을 과도하게 억누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인 분할 과정에서 회사의 가치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먹튀 논란’도 불거졌다. “GM이 철수 의도를 드러냈다”는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법인 분리가) 철수 의도라고 단정하는 데 동의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먹튀“라는 것은 공적자금 8000억원을 (산은이) 다 날리고 GM이 다 가지는 것인데, 저희가 8000억원을 손해 볼 때 GM은 4조원 정도를 손해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의 우려가 큰데, GM이 4조원을 손해 보면 먹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GM이 의도적으로 4조원 넘게 손실을 보면서까지 먹튀를 하겠느냐는 뜻”이라며 “먹튀는 근거 없는 논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월 산은과 한국GM이 맺었지만,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기본계약서(Framework Agreement)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거셌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 혈세 8000억원이 투입되는 외국 법인(GM)과 산은이 계약을 맺으면서 이것을 비밀이라고 하면 문제가 있다”며 “기본계약서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동걸 회장은 “비밀 계약 유지 의무가 있기 때문에 (기본계약서를 국회에) 제출할 경우 계약상 의무 파기에 해당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22일 열린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는 한국GM 사태에 대한 산업은행의 대처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연합뉴스>

22일 열린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는 한국GM 사태에 대한 산업은행의 대처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이동걸 회장의 위증 논란도 불거졌다. 한국GM 법인 분리에 대한 산은의 입장을 놓고서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법인 분리에 대한 산은의 입장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예단적으로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법인 분할에 대해 원론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성일종 의원은 지난 17일 법원에서 기각된 한국GM의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산은이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근거로 “이동걸 회장이 심각한 위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산은이 법원에 낸 공식 의견서를 보면 한국GM의 법인 분리가 공적자금 8000억원을 편취하는 것이어서 부당할 뿐 아니라 주주권 남용 또는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와 있다”며 “그런데 법인 분리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동걸 회장의) 대답은 위증”이라고 질타했다.  
김태윤·정용환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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