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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조앤 롤링,큐반…모두 실직자였다

기자
강정영 사진 강정영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11)
고용 쇼크가 사회적 이슈이다. 어느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의 실직자가 감당해야 할 정서적 충격은 상상외로 크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고용 쇼크가 사회적 이슈이다. 어느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의 실직자가 감당해야 할 정서적 충격은 상상외로 크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요즈음 고용 쇼크가 뜨거운 사회적인 이슈다. 그중에서도 특히 조선업 불황으로 조선소가 밀집된 거제·울산·통영 등 경남지역의 고용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 정부가 경기 불씨를 살리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어느 날 업황악화, 근무자세,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집에 가 아내나 식구들한테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나이든 가장이라면 애들 교육, 결혼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마음을 짓누를 것이다. 어떤 이는 실직 사실을 숨기려고 아침에 출근하듯 나가 온종일 지하철과 공원이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퇴근 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실직하면 가장 먼저 아내가 외면하고, 그다음은 친한 친구가, 마지막으로 사회에서 소외당한다고 한다. 설마 하겠지만, 어느 정도 사실이다. 실직자가 감당해야 할 정서적 충격은 상상외로 크다.
 
누구나 때가 되면 다니던 직장에서 나와야 한다. 한 직장에서 평생을 일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특히, 한참 일할 삼사십 대의 나이에 원치 않게 회사를 떠나야 한다면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일 것이다.
 
실직의 상처는 크지만, 교훈 되기도
실직은 상처를 주지만 큰 교훈이 되기도 한다. 실직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면서 발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변화를 위한 '위장된 축복'이 아닐까. [사진 pixabay]

실직은 상처를 주지만 큰 교훈이 되기도 한다. 실직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면서 발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변화를 위한 '위장된 축복'이 아닐까. [사진 pixabay]

 
그러나 실직은 큰 교훈이다. 피하고 싶지만 다른 일로는 도저히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게 한다. 유대인은 성공보다 실패에서 배우라고 한다. 실직에서 도대체 뭘 배우라는 말인가?
 
첫째, 직장은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마이클 하이야트라는 사람은 15살에 피자집에 취직했는데 일이 힘들지 않아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일 년쯤 지나자 일에 타성이 생겨서 적당히 게으름도 피우고, 가끔 지각도 하기 시작했다. 상사에게 일하는 스케줄도 자기 편한 데로 바꿔 달라고 하기도 했다. 직장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줄로 착각한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 충격을 받았지만, 어린 나이에 인생 교육을 제대로 받았던 셈이다. 그 이후에도 직장을 두세 번 옮겼지만, 직장의 소중함을 잊어본 적은 없었다고 한다. 지금 그는 능력개발 컨설팅 회사 대표로 일하면서 "실직에서 배우는 교훈"을 빼놓지 않고 가르친다고 한다.
 
둘째, 실직은 아프지만 새로운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일이 자신에게 맞지 않았거나 재수 없는 상사를 만난 때문일 수도 있다. 미래에 그런 실수를 피할 수 있는 경험을 얻은 것이다. 자신의 장단점을 다시 생각해보고 어떤 일을 하면 재능을 더 발휘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훌훌 털고 일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좋은 부모를 만나 좋은 스펙으로 좋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금수저라고 부러워한다. 그들이 평생 밥은 잘 먹고 살지 모르나 뛰어난 그 무엇을 남기지는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생의 바닥을 경험하며 쓴맛을 보지 못해 소위 말하는 내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셋째, 실직은 변화를 위한 ‘위장된 축복’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익숙한 것을 떠나기는 싫어한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인 것은 맞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금수저가 아니며 예외 없이 견디기 힘든 역경을 극복해 냈다.  실직을 역전의 기회로 삼은 인물은 부지기수다.
 
실직을 역전의 기회로 만든 사람들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도 30대에 애플에서 쫓겨났지만 넥스트라는 컴퓨터 회사를 창업하고 다시 애플로 돌아간 잡스는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회사로 키워냈다. Photographer: Noah Berger/Bloomberg News.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도 30대에 애플에서 쫓겨났지만 넥스트라는 컴퓨터 회사를 창업하고 다시 애플로 돌아간 잡스는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회사로 키워냈다. Photographer: Noah Berger/Bloomberg News.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도 30대에 애플에서 쫓겨난다. '중년의 위기'라는 말 그대로 쓴맛을 삼키며 10년 세월을 보낸다. 후일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그때가 가장 절망적인 날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이후 넥스트라는 컴퓨터 회사를 창업한다. 그 회사는 애플에 인수되고, 아이폰·아이패드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다. 사양길을 걷던 회사를 다시 살려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회사로 키워냈다.
 
디즈니도 다니던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쫓겨났다. 창의성이 부족하고 아이디어가 없다는 이유였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실패였다. 동생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가서 미키마우스를 창안하고 디즈니랜드를 설립해 22번이나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영화 `해리포터`의 한장면. 롤링은 해고 시 받은 퇴직수당을 소설을 쓰는 밑천으로 삼아 해리포터를 탄생시켰고 전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중앙포토]

영화 `해리포터`의 한장면. 롤링은 해고 시 받은 퇴직수당을 소설을 쓰는 밑천으로 삼아 해리포터를 탄생시켰고 전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중앙포토]

 
국제 앰네스티 런던지부에서 비서로 일한 여성이 있었다. 업무용 컴퓨터에 그가 좋아하던 소설을 몰래 쓰곤 하다가 상사에게 들켜 해고당한다. 해고 시 받은 퇴직수당은 그 후 몇 년간 소설을 쓰는 밑천이 되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히는 조앤 롤링의 인생역전 이야기다.
 
PC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던 영업사원이 있었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는데 흥미가 있었다. 어느 날 1만5000 달러의 돈을 벌 기회가 생기자, 동료 직원을 잠시 그 대신 일 하게 하고 그 딜을 성사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의 상사는 이를 거부하고 즉각 그를 해고했다. 이 사건이 그가 남의 밑에서 일하는 대신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는데 결정적인 동기가 됐다고 말한다. 마이크로 솔루션을 창업해 3조원의 부자가 된 큐반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실직은 세상의 끝이 아니다. 일할 기회가 영원히 사라진 것도 아니며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더 나은 기회를 찾기 위해 잠시 전환점에 서 있을 뿐이다. 더 큰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큰일을 해내는 사람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위기에 무너지지 않는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기다리는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나서자. ‘흔들리며 피는 꽃’이란 시가 새삼 떠오른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aventam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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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