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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신작 게임도 구글 플레이에 먼저 출시 안하면 불이익”

구글의 모바일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 첫 화면. 국내 앱마켓의 60% 이상을 차지해 국내 콘텐트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사진 구글플레이 캡처]

구글의 모바일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 첫 화면. 국내 앱마켓의 60% 이상을 차지해 국내 콘텐트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사진 구글플레이 캡처]

‘역린(逆鱗)’. 거꾸로 난 용의 비늘이란 뜻으로 군주의 노여움을 뜻한다. 국내 게임업계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거인인 구글에 대해 갖고 있는 이중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는 말이다. 구글에 잘 보이면 해외 진출 등이 용이한 반면, 밉보이면 사업을 접을 정도의 위기가 올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구글에 찍히면 끝”이란 말이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다.
 
구글이 이처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구글의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가 전체 앱마켓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구글의 추천 기능인 ‘피처드(featured)’에 노출되면 ‘흥행 대박’을 터뜨릴 수 있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구글 피처드에 선정되고 아니고에 따라 게임의 명운이 갈리는데, 추천 여부를 사람이 판가름하다 보니 게임 개발사들이 구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에선 구글 플레이에 우선적으로 게임을 제공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게임업계는 넷마블·게임빌·네시삼십삼분(433) 등 국내 게임회사들이 SK텔레콤의 앱스토어인 ‘T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다가 T스토어가 ‘원스토어’(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 통합)로 규모가 커진 이후부터 신작 출시를 중단한 배경에 구글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게임회사들의 TV나 지하철 광고 등에서 원스토어의 로고만 빼는 데도 구글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글 측이 게임업체에 직간접적으로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거나 광고에 원스토어를 노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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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게임 개발자들이 가입한 커뮤니티에는 구글이 피처드 등록 기준을 명확히 알려주지 않거나, 피처드의 알고리즘을 갑자기 변경해 혼란스럽다는 불만사항들이 자주 올라온다. 구글에 대한 이런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6년 카카오 게임 숍이 출시되자 ‘카카오택시’ 앱이 구글플레이에서 검색되지 않았다. 카카오가 마케팅 비용을 지불한 ‘탑오브 뱅크 포 카카오’란 게임이 광고를 집행하자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된 일도 있었다.  
 
최근 해외에서도 구글의 ‘횡포’를 주장하는 사례가 있었다. 미국의 대형 게임회사인 에픽 게임즈는 “구글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탈(脫)구글을 선언하고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게임을 배포했다. 이에 구글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에픽 게임즈의 보안상 취약점을 경고했다. 에픽 게임즈가 보안상 위험하니 내려받지 말라는 공개 메시지로 보복한 셈이다.
 
구글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구글에 대해 3주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구글이 구글 플레이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구글 플레이에만 게임을 출시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어느 앱마켓에 게임을 론칭할지는 개발자의 선택이며 구글 플레이의 모든 앱은 타사 앱마켓 출시 여부와 상관없이 추천되는 기회가 제공된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구글이 게임 생태계에 대한 독점력을 강화하면 할수록 국내 게임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수수료로 30%를 떼가고, 게임 퍼블리셔(유통) 회사가 35%를 떼간 뒤 마케팅 비용까지 지불하면 게임 개발회사는 남는 게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토종 앱스토어도 커나갈 자리를 잃는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앱마켓의 시장점유율은 2년간 구글이 60%대, 애플이 24%대, 원스토어가 11%대로 굳어졌다. 원스토어는 수수료 할인 등으로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 변화는 크지 않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앱마켓 시장이 수수료나 서비스 혜택을 놓고 서로 경쟁하면서 우수한 게임을 유치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국내 IT업계의 콘텐트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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