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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욱·이정후·안우진, 넥센의 ‘어벤저스’

임병욱, 이정후, 안우진(왼쪽부터).

임병욱, 이정후, 안우진(왼쪽부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젊은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펄펄 날고 있다. 이들 덕분에 대전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긴 넥센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차전에 에이스 브리검(30)을 선발로 내세운다. 한화 이글스는 불펜에서 주로 활약했던 장민재(28)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준PO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넥센 외야수 임병욱(23)이다. 지난 20일 2차전에서 0-1으로 뒤진 4회 초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임병욱은 이어 3-4로 역전을 당했던 5회 초 또 한 번 3점 홈런을 터뜨려 7-5의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는 “(큰 경기를 앞두고) 나를 믿자는 생각을 했다. 장정석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이 자신감을 가지라고 격려해줬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덕수고 출신 임병욱은 2014년 1차 지명을 받고 넥센에 입단했다. 타격 재능이 뛰어난 그는 넥센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통해 2년 동안 퓨처스(2군)팀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 공백이 있었지만, 올해 타율 0.293, 13홈런을 기록하며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준PO 2차전에서 때린 홈런 2개는 모두 콤팩트한 스윙으로 만든 총알 같은 타구였다.
 
외야수 이정후(20)도 포스트시즌을 통해 팀을 이끄는 중심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5-5로 동점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 초 1사 1루에서 이정후는 최형우의 안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더블아웃을 만들었다. 그는 또 19일 준PO 1차전에선 3-2로 앞선 8회 말 무사 1루의 위기에서 한화 최재훈의 2루 타성 타구를 점프해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정규시즌 타격 3위(0.355)에 오른 이정후는 최근 수비로 더 주목받고 있다. 휘문고 시절 내야수를 봤던 그는 외야수 경력이 2년밖에 되지 않는다. 수비 동작이 다소 거칠어 준PO 2차전 경기에선 9회 말 김회성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다가 왼 어깨가 탈구됐다. 22일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정후가 3차전에 정상 합류해 1번 타자·좌익수를 맡는다면 한화가 느끼는 압박감은 클 수밖에 없다.
 
마운드에서는 신인 안우진(19)이 돋보인다. 준PO 2차전 4회 말 2사 1루에 등판해 3과3분의1이닝 동안 5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됐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19에 그쳤으나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최고 시속 154㎞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장정석 감독은 “2차전 선발 한현희 교체 타이밍을 놓쳤지만 안우진과 임병욱이 내 실수를 만회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넥센의 최전성기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4년이었다. 박병호를 비롯해  강정호(피츠버그)·유한준(KT)·이성열(한화) 등이 활약하면서‘넥벤저스(넥센+어벤저스)’로 불렀던 시절이다. 당시 크기가 작은 목동구장에서 이들의 펀치력은 가공할 만한 수준이었다.
 
2018년엔 박병호·서건창 정도를 빼고 넥센 라인업은 대부분 바뀌었다. 넥벤저스가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출신이거나 트레이드해 온 선수들로 구성됐다면 올 시즌 활약중인 ‘넥벤저스 2.0’는 넥센이 뽑아서 키운 선수들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들은 개인 특성에 맞는 포지션과 자세를 새로 찾았고, 2군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1군에 진입했다.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탄생한 ‘넥벤저스 2.0’의 주인공들이 가을 야구를 통해 더 성숙해지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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