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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37~40도 물에 몸 담그면 통증 완화, 심신 안정, 심혈관 보호

 온수 목욕의 건강학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사람이 늘어난다. 목욕은 미세먼지·땀·때 등으로 더러워진 피부를 씻어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면 혈관이 확장돼 혈액순환이 한층 활발해지고 노폐물 배출이 촉진된다. 면역 기능을 가진 백혈구의 활동이 활발해져 면역력도 높아진다. 물 자체의 수압·부력은 단단하게 굳은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줘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줄인다. 내 몸을 재충전하는 목욕의 건강 효과를 짚어봤다.
 
 
목욕은 일어서서 소나기처럼 뿜어져 나오는 물로 흐르듯 씻는 샤워와 다르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욕조에 기대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면 누구나 몸과 마음이 안정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고운 교수는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담그면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뇌의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쉬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말했다. 세로토닌·엔도르핀 같은 행복 물질이 뇌에서 나오도록 유도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면 온도·압력·부력 등 물리적 자극이 동시에 가해진다. 목욕을 하면 온열 효과로 신체의 중심 체온을 바로잡는다. 몸을 움직여 열을 내는 운동만큼 효과적으로 체온을 높여준다. 열로 혈관도 확장돼 혈액순환이 개선된다. 수압은 근육을 마사지하듯 눌러 부기를 빼고 탄력을 더해준다. 몸을 가볍게 하는 부력은 관절의 부담을 최소화해 통증을 완화한다. 에너지 소비도 크다. 온몸을 담그는 목욕은 시간당 평균 140㎉를 소모한다. 30분 동안 걷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몸 내부에서부터 건강해진다는 의미다.
 
 
세로토닌·엔도르핀 등 ‘행복 물질’ 분비
 
목욕의 건강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통증 완화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딱딱하게 굳은 근육·관절이 이완되면서 가동 범위가 넓어지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 통증도 줄어든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주소영 교수는 “물에서는 체력이 약해도 쉽게 움직일 수 있어 근력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심신 안정이다. 온열 효과로 몸이 따뜻해지면 신경전달물질인 베타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된다.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해 심리적으로 편안해진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복잡하거나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도움이 된다. 또 근육·피부의 혈류가 증가하면서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정체됐던 혈액·림프의 흐름이 활발해지면서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노폐물이 빨리 배출돼 피로 해소에도 긍정적이다.
 
 셋째는 심혈관 보호다. 따뜻한 물로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이 넓어져 혈압이 떨어진다. 수압은 심박수·심박출량을 늘려 말초 혈관의 부담을 줄여준다. 지속적인 목욕 습관이 뇌졸중·고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본 에히메대 연구팀은 성인 166명을 대상으로 목욕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목욕 빈도에 따라 주 5회 이상 목욕하는 그룹과 불규칙적으로 목욕하는 그룹으로 나눈 후 이들을 1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동맥경직도(BNP)가 일주일에 5번 이상 목욕하는 그룹은 23.7pg/mL로, 불규칙적으로 목욕하는 그룹(37.9pg/mL)보다 낮았다.
 
 목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욕물의 온도다. 집에서 목욕을 할 때는 수온을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40도로 맞추는 것이 좋다. 물에 들어갔을 때 뜨겁거나 차갑지 않고 약간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온도다. 문제는 수온이 높을수록 체온이 빠르게 상승한다는 점이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박상민 교수는 “42도 이상 고온의 물에 5분 넘게 온몸을 담그고 있으면 맥박·혈압이 높아져 심장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뜨거운 물에 10~15분 정도 몸을 담그고 있으면 체온이 1도가량 오르고, 심장박동 수는 1분간 20회 증가한다. 목욕물의 온도가 체온과 비슷하면 중심 체온이 그 이상 오르지 않는다. 심혈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혈관만 확장한다.
 
 
 
미네랄은 관절염, 탄산은 고혈압에 좋아
 
만성질환이 있다면 온천이 더 좋다. 온천은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25도 이상의 따뜻한 물로, 유황·탄산·미네랄 같은 성분이 포함돼 있다. 대전 웰니스병원 김철준(대한온천학회 감사) 원장은 “온천 성분의 약리작용과 물의 수압·부력·온열 작용이 어우러져 목욕의 건강 효과가 배가된다”고 말했다.
 
 관절염이 있다면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을 추천한다. 김철준 원장 연구팀은 관절염 환자 2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38~40도의 온천에서, 다른 그룹은 수돗물을 데운 물에서 3주간 주 5회 재활 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통증은 줄고 관절의 운동 범위, 보행 속도, 보행 시 안정성은 향상됐다. 다만 온천욕이 증상 완화에 대한 효과가 빨랐다. 김 원장은 “온천수에 녹아 있는 각종 미네랄 성분이 세포 내 염증 물질을 줄이고 재생 작용을 활성화해 관절염 치료 효과를 높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는 탄산온천을 권한다. 단 수분 손실로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목욕 전후로 물을 한 컵 정도 마셔야 한다. 연세대원주의대 소아청소년과 이해용 교수팀은 경계성 고혈압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탄산온천의 고혈압 개선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매일
 
2주 동안 15분씩 탄산온천에서 목욕을 했는데 수축기 혈압이 평균 132㎜Hg에서 121㎜Hg로, 이완기 혈압은 88.9㎜Hg에서 79.5㎜Hg로 내려갔다. 김 원장은 “온천에 녹아 있는 탄산이 피부막을 뚫고 들어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식염천(해수천)이 도움이 된다. 가톨릭의대 피부과 김진우 교수팀은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식염천의 아토피 개선 효과를 연구한 결과 식염천의 알칼리 성분이 아토피로 인한 각질을 벗겨 내면서 피부 pH 장벽을 회복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추정했다.
 
 
글=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사진=김동하 기자, 촬영 협조=차움 테라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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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