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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내 회담"+ "서두르지 말아라" 연이은 발언 뜻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약 열흘 내 회담 기대’ 발언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순방 중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잡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위해 약 열흘 내에 나와 북한 카운터파트의 고위급 회담들이 ‘여기’에서 열리기를 매우 기대한다(very hopeful)”고 말했다. 당장 이를 두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조만간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폼페이오 4차 방북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배석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번엔 김영철 대신 폼페이오의 새 카운터파트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대두하고 있다. 다만 미 국무부나 우리 외교부는 “현 단계에서 언급할 사항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간선거용 특사 파견", "비건-최선희 회담 압박" 분석 엇갈려
트럼프, "서두르지 말아라. 잘 될 것"이라며 북한에 공 넘겨
열흘 정도 사이 진전 없으면 2차 북미정상회담, 해 넘길 수도

다음달 6일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음달 6일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의 소식통들 분석을 종합하면 대략 두 가지 관측으로 집약된다. 먼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 및 장소, 의제를 ‘고위급’에서 논의하는 게 중간선거(11월 6일)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전에 하거나 뭔가 ‘비핵화 결과물’을 내놓는 건 오히려 선거에 역풍을 안길 수 있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고위급 인사가 회동해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장소를 제3국이 아닌 ‘여기’, 즉 워싱턴을 택한 것도 물론 이런 관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9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를 찾았다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고위급회담을 거론했다. 이때 ‘여기’라고 밝혔지만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을 의미했다는 관측이 다수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들어 중앙정보국(CIA)라인과 뉴욕 라인이 활발히 움직인 건 맞다”고 전했다. 당초 미국은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 채널’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디테일을 논의하려 했다. 하지만 북한이 제재완화 불가 등 강경론을 고수하는 비건 대표를 버거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럴바에는 폼페이오-김영철 혹은 폼페이오-이용호 외무상 라인에서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 논의보다는 친서를 전하는 ‘특사’ 성격으로 김여정이 워싱턴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지난 2월 오빠인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타진하는 역할을 했던 게 김여정이었다. 서울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무위원회 등에서 김 위원장에게 향하는 공식 보고라인이 있는데도 김여정이 별도의 보고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완쪽)와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완쪽)와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하지만 이와는 다른 분석도 나온다. 폼페이오의 ‘열흘 내’ 발언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전술적 발언이란 주장이다. 실제 열흘 내에 북한의 카운터파트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이는 차원이 아니라 실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향해 대화에 응할 자세가 있는지 떠보는 간접화법이었다는 지적이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4차 방북에 동행했던 비건 대표가 지난 8일 서울에서 “내 카운터파트에게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보냈다”고 공개했는데, 회담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데 상당한 불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이 비건 대표를 “나의 핵심 보좌(point person)”라고 표현하며 “그의 카운터파트는 ‘최선희’”라고 이름까지 못박았음에도 최 부상에게서 아무런 답신이 없는 데 발끈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측은 미국이 먼저 서두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8일 서울에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미국 국무부 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8일 서울에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미국 국무부 사진]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유세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서두르지 말아라(Take your time). 잘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선 미 정부 고위관리가 로이터통신에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올해를 넘길 수 있다”고 흘린 것도 별다른 진도를 내지 않고 있는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핵 리스트 선제출 및 검증을 요구하는 미국과 ‘상응 조치’를 재촉하는 북한과의 이견은 사실 거의 좁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번 폼페이오의 4차 방북 이후 미국과 북한이 “진전을 이뤘다”고 한 것은 허심탄회한 대화가 있었다는 것이지, 합의가 있었다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경우 앞으로 열흘 남짓 후인 중간선거 이전까지 북·미 간에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상당 기간 지연될 공산이 크다.
 
한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담에 나섰다. 비건 대표의 유럽 방문이 끝난 직후 이도훈 본부장이 서둘러 워싱턴으로 간 것은 한·미간 대북 공조를 다지면서 동시에 남북간 철도ㆍ도로 연결 공동조사를 놓고 미국과의 합의점을 도출해내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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