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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 우수 연구자도 한국에선 R&D ‘유리 천장’ 못 넘는다

경력단절 연구교수 신분으로 세계 1% 우수연구자 (HCR)에 올라 화제가 된 뒤 경희대 정교수로 임용된 박은정 교수. [중앙포토]

경력단절 연구교수 신분으로 세계 1% 우수연구자 (HCR)에 올라 화제가 된 뒤 경희대 정교수로 임용된 박은정 교수. [중앙포토]

지난해 11월 월급도 없는 연구교수 신분으로 2년 연속 세계 1% 우수 연구자(HCR: Highly Cited Researcher)에 올라 화제가 됐던 박은정 아주대 연구교수. 올 3월 경희대 정교수 신분이 된 뒤 그간 해온 나노 독성 연구를 주제로 한국연구재단 중견 연구자 지원사업에 연구비 지원 신청을 했지만 쓴잔을 마셔야 했다. 과제 신청자 대비 선정률이 30%가 넘었지만, 명단 어디에도 세계 1% 우수 연구자의 이름은 없었다. 그간 없던 실험실과 석ㆍ박사 제자까지 생긴 것까진‘축복’이었지만, 연구과제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연구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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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을 넘어선 차별은 박 교수의 사례뿐 아니다.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국가 연구개발(R&D)비에도 ‘유리천장’으로 대변되는 여성차별이 뚜렷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과제 금액 커질수록 남성 비율 높아져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이 한국연구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 R&D 지원에서 연구과제 금액이 커질수록 여성이 연구책임자인 비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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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연구책임자인 과제가 국가 R&D 지원 대상으로 되는 경우는 5000만원 미만 34.4%, 5000만~3억원 미만 20%, 3억~10억원 미만 8.1%, 10억원 이상은 5.6%에 불과했다. 반면 남성이 연구책임자인 과제는 5000만원 미만 64.9%, 5000만~3억원 미만 79.8%, 3억~10억원 미만 89.2%, 10억원 이상 93.8%에 달했다. 남성은 연구과제 금액이 커질수록 과제 선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성별에 따른 과제당 연구비 지원액에도 큰 차이가 났다. 한국연구재단이 제출한 ‘연구개발 부문 남녀 과제당 지원액’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남성 연구책임자일 경우 과제당 평균 1억66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았지만, 여성이 연구책임자일 경우 5600만원에 그쳤다. 남성 연구자의 과제당 평균 지원액이 여성 연구자보다 3배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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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보다는 지연·학연으로 과제 따내는 한국 과학계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소장은 “연구과제 선정은 실력이 우선시 돼야 하지만 연구자의 성별은 물론 지연ㆍ학연 등 네트워크도 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이라며 “심사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여성의 비율이 낮다 보니 연구자 선정에도 여성이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의원은 “우리나라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여성 과학기술인을 양성하고, 지원하도록 돼 있는데, 연구책임자 성별에 따라 과제당 평균 지원액 차이가 3배나 나는 것도 모자라 연구과제 규모가 커질수록 남녀 격차가 심화하고 있는 것은 이 법의 취지와도 맞이 않는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액이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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