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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완화' 던진 文…"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바람 이뤄질까?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안데르센 동화는 이런 문장으로 끝난다.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며 “우리는 그런 결말을 원한다”고 말했다.
 
덴마크를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차 P4G(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 참석해 코펜하겐 행동선언에 서명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덴마크를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차 P4G(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 참석해 코펜하겐 행동선언에 서명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북한의 경제상장과 지속가능 발전" 
 
문 대통령은 이날 7박 9일의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인 덴마크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같이 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거치지 않은 나라들은 처음부터 경제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성장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아시아의 적극적인 참여와 국제협력이 이뤄져야만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 발전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선진국이나 국제기구들의 포용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환경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도 ‘대북 지원’을 언급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진전 상황에 따라 대북 지원 등을 본격화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재 완화' 요청→유엔 상정 로드맵?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사실상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비핵화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 궁 정원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친교 활동을 겸한 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 궁 정원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친교 활동을 겸한 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요약하면 유엔의 대북 제재 완화 조치를 공론화해 북한에 확실한 비핵화 계기를 만드는 데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이번 순방 기간 중 영국과 프랑스 정상과 만나 제재 완화 과정에서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들은 미국ㆍ중국ㆍ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 논의를 위해서는 이들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은 비핵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비핵화 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며 “당장 유엔 제재 해제 등에 대한 영국과 프랑스의 적극적 동의를 얻지는 못했지만, 제재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9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ㆍ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더욱 촉진하기 위한 논의들이 필요하다는 말을 드렸다”며 “두 총리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이사회 본부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이사회 본부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 역시 풍계리ㆍ동창리 시설을 폐쇄하고 이에 대한 검증을 받는 결단을 하려면 비핵화 이후 이뤄질 경제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유엔에서 제재 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경우 여전히 견해차를보이는 북ㆍ미 모두를 조금씩 절충 지점으로 옮겨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시점에 유엔에 대북 제재 완화안이 상정될 수는 알 수 없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세안 국가 등으로 외교 저변을 확대하며 한반도 상황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것도 유엔 차원의 결정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황이 문 대통령이 요청한 방북에 대해 예상을 넘을 정도로 적극적인 답변을 했다”며 “교황청의 움직임도 국제사회의 여론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 "비핵화에 따라 제재 완화"
 
문제는 비핵화 이후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는 미국이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대한 ‘미국의소리’ 방송의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따라 제재 완화(relief)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매우 명확히 해왔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다만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를 빨리 해제(lift)할 수 있다”며 제재 해제 가능성을 열어놨다.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제재 완화의 조건은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비핵화 진척”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와 유관국의 참관, 그리고 폐기 의사를 보인 영변 시설 폐쇄 등을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핵 리스트 제출 등 추가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온도차가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ㆍ미간의 간극을 좁히려면 양쪽 모두가 조금씩 절충점으로 다가와야 한다”며 “북한과 협상해야 하는 미국이 협상 전략상 제재 완화를 먼저 밝힐 수 없기 때문에 유엔 등 국제여론이 움직일 경우 북ㆍ미 모두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남북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문 대통령이 안데르센 동화를 인용해 밝힌 바람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론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코펜하겐=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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