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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태권도복·야알못... 반환점 돈 국감의 '튀어라 경쟁'

“성과는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국감에 임하겠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오류와 난맥상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짚어내겠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원내대표가 한 말인데, 한 마디로 생산성 있는 국정감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반환점을 돈 지금 여당은 노골적으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야당은 툭하면 “사퇴하라”고 소리치곤 했다. 해마다 반복돼온 보여주기와 호통치기가 이번에도 여전했다.
 
①‘쇼(show)’, 무조건 튀어라
10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질의를 위해 가져온 벵갈고양이(왼쪽). [뉴스1]

10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질의를 위해 가져온 벵갈고양이(왼쪽). [뉴스1]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장에 난데없이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를 정부가 무리하게 사살했다”며 닮은꼴인 벵갈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
 
김 의원은 “퓨마랑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벵갈 고양이 덕분에 김 의원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동물 학대라는 비난이 많았다. 국정감사 종료 후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벵갈 고양이를 쓰다듬는 사진과 함께 “이 아이는 밥도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셔요”라고 썼다.
한복 차림의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왼쪽)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및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복 차림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연합뉴스]

한복 차림의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왼쪽)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및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복 차림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연합뉴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 때는 한복이 등장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과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복을 차려입고 국감장에 나왔다. 김 의원은 분홍빛 치마와 금박으로 장식된 검은색 저고리를, 손 의원은 검은색에 하얀 깃이 달린 한복을 입었다. 
 
“전통 의상을 입으려 해도 용기를 내야 한다. 국감 때 입어보자”고 했던 안민석 위원장의 제안을 따른 것이다. 정작 안 위원장은 한복을 입지 않았고, 두 의원에 대해선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국감 아니냐고 비판하지만, 문체위는 어느 상임위보다 품격있고 풍부한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 공인 9단이라는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19일 문체위 국정감사 때 도복을 입고 나왔다. 이날부터 ‘대한민국의 국기(國技)는 태권도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태권도 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 의원은 “태권도를 올림픽 공식종목으로 유지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영구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신념으로 도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②“사퇴하세요”, 호통과 우기기
한때 ‘국보급’이라 불렸던 선동렬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문체위 국감에 출석했다. 민주당 손혜원 의원과 이런 문답을 주고받았다.
 
-연봉을 얼마나 받으세요?
“2억원 받습니다.”
-(대표 선수 점검을) TV 보면서 하십니까? 사과하시든지, 사퇴하시든지. 지금 이렇게 끝까지 버티고 우기시면 2020년까지 가기 힘듭니다.
“소신 있게 뽑았습니다.”
-그래서 우승했단 얘기 하지 마십시오.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오지환 등은 '병역 면제를 위한 특혜 차출'이란 논란이 컸다. 그러나 “우승 안 어렵다” “TV로 선수들 기량 체크하느냐”는 손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선 감독에 비판적인 야구팬들마저 “전형적인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목소리만 크면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비난이 이어지자 손 의원은 “선 감독에게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야당의 '버럭 국감'도 여전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등이 도마 위에 올랐고, 이들을 향해 불같이 “물러나라”는 호통만 난무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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