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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바닥 민심 마주한 與의 고민

카카오가 도입한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카카오가 도입한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유치원이란 단어는 ‘학령이 안 된 어린이의 심신 발달을 위한 교육 시설’이란 본래의 의미와 달리 정치권에선 강한 어감을 갖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치원 원장들이 잘 조직화돼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지역구마다 큰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운수업, 특히 택시 관련 종사자들도 닮은꼴이다. 상급단체 등을 통해 잘 조직화돼있어 LPG 가격 인상 반대, 기본요금 인상을 요구할 때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기사들의 입소문이 바닥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정치권엔 부담이다.
 
최근 며칠 새 정부와 여당이 이 ‘힘센’ 두 집단과 관련된 숙제를 떠안게 됐다. 만연한 것으로 확인된 유치원 비리 문제와 ‘카풀(car pool)’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의 집단 행동이다. 익명을 요청한 더불어민주당의 한 지역구 초선 의원은 18일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만만찮은 이슈다. ‘승부’를 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①조직의 힘=유치원 조직의 힘은 이미 정치권에서 평이 자자하다. 유치원 관련 법안을 냈다가 철회하거나 고생한 경우도 적잖다. 2008년 국ㆍ공립 유치원을 늘리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 의원은 “사립유치원 원장 50여 명이 지역구 사무실에 몰려와 난리를 쳤다. 동료 의원들도 협박당하긴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관련법은 7년이 지난 2015년에야 통과됐다.
 
교육비 7억여원 숙박업소나 성인용품점, 노래방 비용 등으로 유용한 경기 화성 동탄 환희유치원의 전 원장 A씨와 운영에 참여한 두 아들이 17일 오후 유치원 강당에서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비 7억여원 숙박업소나 성인용품점, 노래방 비용 등으로 유용한 경기 화성 동탄 환희유치원의 전 원장 A씨와 운영에 참여한 두 아들이 17일 오후 유치원 강당에서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 업계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는 2013년 국내에 들어왔다가 2년 만에 철수했다. 2016년에 등장했던 심야 시간대에 같은 방향의 승객들을 모아 운행하던 ‘전세 택시’도 곧 자취를 감췄다. 모두 택시 업계의 집단 반발과 이를 의식한 지자체나 정부에 막혔기 때문이다.
 
②입소문의 근원지=두 집단 모두 영향력 있는 조직이라고 자부한다. 유치원 원장들은 학부모들과 접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수도권의 민주당 재선 의원은 “지역에서 어린이집 원장은 나름 커리어 관리가 된 사람들이다. 소풍 등의 행사를 통해 학부모들과 접촉할 기회도 많다”고 말했다. 택시 노조도 “기사들의 입소문이 바닥 민심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비리유치원 명단공개, 리얼미터

비리유치원 명단공개, 리얼미터

 
다만 과거보단 이 두 집단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미디어 환경의 급변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경로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고, 그만큼 정보 전달자로서 이익집단의 영향력을 줄어들었다”며 “비리 사립 유치원 명단 전면공개에 찬성하는 비율이 90%에 가깝게 나오는 것도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느슨한 다수’의 찬성 여론보단 ‘조직화된 소수’의 반대 여론이 정치권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사례가 허다하다. 그래서 민주당은 이번 두 사안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유치원 문제 관련해선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제대로 된 공적 서비스로 하려면 어떻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의 카풀 집단 반발에 대해선 당내에 TF를 꾸려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로선 출ㆍ퇴근 시간 부분 허용 방안이 검토되는 상황이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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