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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만 "택시전쟁" 대란은 없었다…택시 노조 24시간 파업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운행중단을 하며 파업을 실시한 18일 오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운행중단을 하며 파업을 실시한 18일 오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서 사는 윤지은(28) 씨는 18일 오전 7시 마포구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지하철역까지 10분 넘게 걸어가면서 ‘빈 차’를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윤 씨는 “평소 출근할 때 카카오 택시를 부르면 바로 오는데 오늘은 결국 못 잡고 지하철을 탔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반포4동에 사는 이모(30) 씨는 방화동에 있는 회사로 출근할 때 택시를 탔다. 그는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카카오 택시를 부르자마자 1분도 안 돼 바로 잡혔다”고 말했다. 오전 8시쯤 서울 공덕오거리에는 자동차 100대 중 5~10대 정도의 택시가 눈에 띄었다.

 
18일 오전 4시부터 택시업계가 24시간 운행중단을 시작하면서 일부 시민이 출근길에 곤란을 겪었지만 우려했던 만큼의 '택시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택시업계는 지난 16일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카풀 크루'를 출시하고 운전자를 모집하자 이에 반발하며 24시간 파업을 예고했다.

 
카카오가 도입한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생존권 사수결의대회를 열고 집회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카카오가 도입한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생존권 사수결의대회를 열고 집회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의 경우 영업을 하는 전체 택시(서울 7만 대, 경기도 3만7000대, 인천 1만4000대) 중 절반 정도가 24시간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지역 참여는 저조했다. 강원도의 경우 도내 운행 택시 8000여 대 중 단 240대만 파업했고 전라도와 경상도 등도 택시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산의 경우 비번인 택시기사 1000여명만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고 파업은 따로 하지 않았다.  
 
15년간 서울에서 택시 영업을 한 이모(62) 씨는 “순번상 어제도 쉬고 내일도 쉬어야 하는데 오늘까지 영업을 안 할 수 없다”며 “평소보다 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 같지만 운행하는 택시도 많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도입한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생존권 사수결의대회를 열고 집회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카카오가 도입한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생존권 사수결의대회를 열고 집회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택시 4개 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회)는 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서울에서만 2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여했고 경기도,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전국에서 주최 측 추산 7만명(경찰 추산 2만5000명)의 택시 운전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공유경제라는 미명 아래 30만 명의 택시종사자와 100만 명의 택시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카풀 영업행위 추진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지역이 적힌 깃발 아래 모여 “택시산업 무시하는 카풀업계 박살 내자”, “카풀 빙자 자가용 불법 영업 결사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위원회는 결의문을 발표하며 “택시의 수요 공급의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2016년부터 감차 사업을 진행하는데 택시와 유사한 유상운송 행위로 인해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택시는 요금규제, 안전규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지만, 카풀 앱은 등록만 하면 바로 운행이 가능해 업종 간 형평성에도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0년간 개인택시를 해 온 이학(58) 씨는 “하루 12시간 매주 60시간을 일해야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카풀 앱에 이미 6000명이 가입했다고 하는데 택시기사 다 망하라는 얘기”라고 호소했다. 
 
퇴근 시간에도 택시 대란은 없었다. 오후 7시 서울 종각역에서 종로 3가까지 거리에는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 4, 5명이 보였다. 서울 상계동에 산다는 김모(46)씨는“출근이야 지각을 하지 않으려고 택시를 탈 수 있지만, 퇴근에 지각이 있는 건 아니라서 택시 걱정을 안 했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들은 카풀 앱 도입을 환영하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 공덕동에 사는 윤정아(23) 씨는 “친절한 택시기사를 만날 확률이 10명 중 1명 정도인 것 같다. 앱이 활성화되면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회사원 권진혁(31) 씨는 “신기술을 막는다고 생태계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출·퇴근길 카풀이 늘어날수록 교통량이 줄고 환경도 좋아지는데 막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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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