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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한은, 성장률 전망치 2.7%로 낮추며 기준금리 동결…다음달 인상 위한 마지막 기회 잡을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연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음달로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다음달 30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18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그 동안 서울과 수도권 지역 부동산 시장 과열 등 금융불안정이 심화하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정치권 등의 전방위 압박은 거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검은 목요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시화하면서 생긴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도 금리인상의 근거로 제시됐다.
 
 그럼에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선뜻 나서지 못한 것은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장률과 물가, 고용 등 주요 경기지표 전망치를 모두 하향조정한 마당에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연 2.9%에서 연 2.7% 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당초 3.0%를 예상했다가 지난 7월 전망에서 2%대로 낮춘 데 이어 추가로 더 낮춘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예상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곳은 한은만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기존보다 0.3% 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한은이 지난 7월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춘 데 이어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은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 8월까지 설비투자는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환 위기 이후 최장 기간 감소 행진이다.  
 
 ‘고용 쇼크’도 이어지고 있다. 9월 신규 취업자증가수가 4만5000명에 그쳤고 3분기 실업자수는 106만5000명으로 3분기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대치다. 기획재정부도 한국 경제가 회복세라는 판단을 접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한은에도 부담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전면적이고 전방위적인 정책 수단이다.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부터 자영업자, 기업, 금융시장 관계자까지 업종과 소득ㆍ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가계의 지갑이 더 얇아지는 등 경제 주체의 부담이 커진다. 가계 소비는 더욱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도 더욱 감소할 수 있다. 
 
 ‘척하면 척’의 트라우마도 이번달 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최경환 부총리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 아니냐”라고 말한 뒤 한은이 잇따라 금리를 내린 적이 있다. 이후 ‘척하면 척’ 발언은 이 총재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심화하자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저금리가 주요 원인”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정부의 압력에 항복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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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다. 다음달 30일 금통위다. 
 
 이날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과 고승범 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내놓으면서 다음달 인상 가능성은 조금 더 커지는 모양새다. 7월과 8월 이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낸 데 이어 이번에는 고 위원까지 가세하면서 인상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내고 인상 소수 의견 목소리에 더 무게가 실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은 두 가지다. 심화하는 금융불균형 완화와 가시화된 자본 유출 우려다. 향후 경기둔화에 대비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증가 속도는 둔화했지만 가계빚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 빚(가계신용)은 지난 2분기 1493조원을 기록했다.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감안하면 3분기에 이미 1500조원을 돌파했다는 추산도 가능하다.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자금이 흘러 넘치며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심화한 것도 한은의 등을 떠밀고 있다.  
 
격차 더 벌어지는 한·미 정책금리 그래픽 이미지.

격차 더 벌어지는 한·미 정책금리 그래픽 이미지.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도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이 이끄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에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며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는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12일 ‘검은 목요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탈 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17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459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보유 채권 잔액도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채권 잔액(110조7843억원)은 전달보다 1조2777억원 감소했다.
 
 미국이 올들어 정책금리를 세번이나 올리며 두 나라의 정책금리 격차는 이미 0.75% 포인트로 확대됐다. 미국이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정책금리 역전폭은 1%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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