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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불법소각 먼지 합산하니 미세먼지 배출량 130% 급증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공사장. 건설공사장에서 날리는 먼지가 연간 3만8000t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뉴스1]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공사장. 건설공사장에서 날리는 먼지가 연간 3만8000t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뉴스1]

방진막이나 물 뿌림 시설, 덤프트럭 바퀴 세척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방으로 먼지를 날리는 공사장.
생활쓰레기는 물론 폐비닐까지 마구 태우는 농촌지역의 불법 소각.
환경부는 지난 상반기 먼지를 일으키는 전국 1918곳의 공사장을 단속해 1211건을 적발했다. 불법소각도 4만5097건이나 적발했다.
 
이처럼 공사장 먼지 날림이나 농촌 불법 소각이 심각한 문제지만 여기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생선구이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도 적지 않지만 역시 빠져 있었다.
수도권 지역의 겨울 풍경. 공장 굴뚝과 노천 소각 등에서 나온 연기가 섞여 하늘이 희뿌옇게 변했다. [중앙포토]

수도권 지역의 겨울 풍경. 공장 굴뚝과 노천 소각 등에서 나온 연기가 섞여 하늘이 희뿌옇게 변했다. [중앙포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공개한 '2015년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미세먼지(PM10) 총배출량은 23만3177t으로 집계됐다. 2014년 배출량 9만7918t의 2.3배다.
 
환경과학원이 지금까지 고려하지 않았던 비산 먼지(날림 먼지)와 생물 연소에서 배출되는 먼지 등 12만4185t을 이번 통계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도로와 건설공사장·나대지·농경지 등에서 날리는 비산 먼지는 연간 10만9633t이나 됐다.
또, 노천 소각이나 농업잔재물 소각, 고기·생선구이 등 생물연소를 통해서도 연간 1만4552t의 미세먼지를 배출됐다.
 
대기오염 배출량을 집계하는 환경과학원의 대기정책지원시스템(CAPSS)은 과거에도 대기오염 배출량 통계 방식을 개선하면서 배출량이 달라지기도 했으나, 이번처럼 대폭 증가한 것은 처음이다.
중앙SUNDAY 2016년 5월 29일자 지면

중앙SUNDAY 2016년 5월 29일자 지면

김정수 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배출량 분석은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계속 사실에 맞도록 개선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배출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오면, 그때그때 배출량 추정에 새로 적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선·고기구이 배출량 승용차의 7배
 2015년 미세먼지 국내 배출원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2015년 미세먼지 국내 배출원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전체 미세먼지(PM10) 배출량 23만3177t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산먼지였고, 2위가 제조업체 연소로 7만893t이었다.
3위는 선박과 건설장비, 철도 등 비도로 이동오염원(1만5317t), 4위는 생물연소, 5위가 자동차 등 도로 이동오염원(9583t)이었다.
 
비도로 오염원 중에는 해상 선박(7091t)과 건설장비(6354t)의 비중이 컸고, 도로 이동오염원 중에는 화물차(6694t)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선박 배출량이 화물차 배출량보다 많았다.
 선박 등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부산타워와 부산항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선박 등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부산타워와 부산항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산먼지 중에는 건설공사장이 3만8221t, 도로 재(再)비산먼지가 2만7573t을 차지했다.
 
생물연소 중에는 농업잔재물 소각이 9183t이었고, 고기·생선구이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626t이나 됐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2015년 전체 배출량이 9만8806t으로 2014년 6만3286t의 1.6배였다.

 
특히, 고기·생선구이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574t으로 승용차(81t)·승합차(302t)·버스(215t)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를 합친 것(598t)과 맞먹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2016년 환경부가 고등어를 미세먼지 오염의 주범이라고 한 것처럼 잘못 알려지기도 했는데, 고기·생선구이는 주범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세먼지 오염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셈이다.
 
쇠고기 내장 1㎏을 직화구이로 조리할 때 42.61g의 초미세먼지가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음식점 직화구이 때 기름이 타면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도심·주택가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앙포토]

음식점 직화구이 때 기름이 타면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도심·주택가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앙포토]

전문가들은 "고기 구이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빌딩이 많은 도심에서는 잘 확산되지 않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대형음식점은 오염방지 시설을 의무화하고, 작은 음식점은 저감장치를 설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오염 기여도 낮아질 듯
스모그로 뒤덮인 중국 베이징. 중국 북경 장안가 인근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중앙포토]

스모그로 뒤덮인 중국 베이징. 중국 북경 장안가 인근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중앙포토]

문제는 이번처럼 배출량이 대폭 증가하게 되면 국내 미세먼지 예보나 국내외 오염 기여도 산정, 미세먼지 줄이기 대책 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국내 미세먼지 오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상시 30~50%, 고농도 오염 시에는 60~80%인데, 한국 배출량이 많아지면 중국 등의 오염 비중이 줄어들게 된다.
오염 기여도는 배출량 자체보다는 그때그때 오염 농도에 좌우되지만, 배출량이 늘어나면 모델링 분석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한국의 책임도 커지게 된다.
 
김 부장은 "기존에도 오염 모델링 작업할 때 파악되지 않은 배출량도 일부 고려했지만, 국내 배출량이 많아지면서 국내 오염 기여도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중국 오염 기여도는 5%포인트 정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오염 기여도는 배출량과 함께 기상 상황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정확한 오염 기여도를 알기 위해서는 중국 측 배출량 자료 외에 인공위성 관측 자료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6일 당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세먼지 종합대책발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해 9월 26일 당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세먼지 종합대책발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범정부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보완이 불가피하다.
 
당시 정부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을 30%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대책은 2014년 배출량 통계를 바탕으로 마련했다.
환경부도 지난해 발표한 대책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에 새로 추가된 비산먼지와 생물연소 부분까지 포함해야 할 상황이다.
 
김영우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장은 "새로운 통계 내용을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반영하는 방안을 전문가들과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부장은 "기존의 대책은 그대로 진행하고, 비산먼지와 생물연소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가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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