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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칼럼] 보수의 비겁함은 경멸을 낳는다

박보균 칼럼니스트·대기자

박보균 칼럼니스트·대기자

자유한국당은 얕잡아 보인다. 다수 국민의 시선은 냉담과 경멸이다. 실망과 불신의 수준을 넘었다. 정치는 상대성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반사이익은 희미하다.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떨어져도 그렇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상품은 ‘보수궤멸론’이다. 그것은 지지층 결속의 구호다. 거기엔 야당에 대한 경멸이 넘친다. 이해찬의 독특한 인상은 얼굴 찌푸림이다. 그 표정 속에 그 말들은 교묘한 자극이다. 그의 평양 다짐은 거침없다.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절대 정권을 안 뺏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 그것은 야당엔 오만과 모욕이다. 한국당의 대응은 허술하다. 그런 언행을 압박할 역량이 떨어진다.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들은 감옥에 있다. 그 상황은 보수의 추락과 수치다. 하지만 친박·친이계 누구도 의원직을 내놓지 않는다. 그것은 유약하고 비겁해서다. 그 속엔 두려움도 있다. 국회에서 떠나면 불체포·면책 특권을 잃는다. 그 모습은 웰빙 정치의 초라한 비극이다. 그것은 두 전직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다. 두 사람은 그런 성향 의원들의 공천을 주도했다. 전원책 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의 지적은 실감 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은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재판 초기에 친박·비박계 의원 거의가 법정에 가지 않았다. 따가운 시선이 꽂힐까, 오물이 튈까 해서 회피한 것이다. 그것은 비겁한 자세다.”
 
비겁함은 경멸을 낳는다. 그것은 자기희생의 빈곤 때문이다. 정치의 동력은 대중의 분노와 동정심이다. 그 집단 감정은 누군가의 희생 위에 폭발한다. 노무현의 죽음은 정치 흐름의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노회찬은 “정의당을 위해 그의 삶을 통째로 바쳤다”(이정미 대표). 진보 진영의 그런 장면은 보수 쪽과 대비된다.
 
희생의 자세는 배수진의 용기로 구축된다. 그것은 비장한 풍광을 펼친다. 한국인의 대체적인 감성은 그런 모습에 열광적이다. 장엄함은 리더십 연출의 요체다. 웰빙 체질은 그런 정서를 낯설어한다. 한국당 의원 대부분은 알량한 실속만 좇는다.
 
박보균칼럼

박보균칼럼

한국당은 대다수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는다. 그것은 어설픈 접근 방식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탁월하다. 그들의 신체조건, 어학, IT 능력은 글로벌 수준을 넘는다. 보수는 그들을 가르치려고만 한다. 젊은 세대는 유혹해야 한다. 그것의 유효한 수단은 현대사다.
 
보수의 우선적 기반은 산업화다. 산업화는 민주화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그것을 매력의 드라마로 재생하지 못했다. 진보의 민주화 드라마는 계속 리메이크된다. 경제발전은 민주화에 못지않은 고난의 여정이다. 박정희의 공과(功過)는 가난 탈출과 유신 독재다. 진보 세력은 박정희 시대의 어둠을 부각한다. 그런 현장에서 상당수 한국당 의원들은 움찔한다. 그들의 반격 언어는 시원치 않다.
 
그것은 역사의식의 결핍 때문이다. 그것은 이념과 가치의 혼선으로 이어진다. 한국당의 정체성은 잡종이다. 그것은 정당의 결정적인 약점이다. 그 분위기에서 승부 근성은 자라지 못한다. 당의 체질은 온실에 머무른다. 정치의 야생적 역동성에 둔감하다. 그로 인해 기회주의와 비겁에 익숙해진다. 그런 의식 속에서 현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 진보 진영은 그 허점을 간파하고 있다. 그 속에서 이해찬의 적의(敵意)와 독설은 수월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를 앞당기려 한다. 청와대의 남북 관계 재구성 시도는 질주 상태다. 한국당은 그런 상황을 비판한다. 하지만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북한 핵무장은 우리 문제다. 한국당의 안보 투지는 진화하지 않는다. 국방의 주인의식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한·미 동맹에 먼저 기대려 한다. 그것은 오랜 타성이다. 그런 모습은 미국으로부터도 거부와 반감을 산다. 그런 의존적 태도는 게으름과 비겁함을 주입한다. 나태의 핵심은 북한 협상술에 대한 공부 부족이다. 그 때문에 한국당의 견제와 대응은 정교하지 않다.
 
보수의 본능은 자활과 자기 개척이다. 한국당은 그 경쟁력을 상실했다. “우리 힘으로 나라를 지킨다”는 치열함이 떨어진다. 그 투혼은 보수의 비장의 무기다. 진보 진영을 압박한다. 한반도 질서는 소용돌이 격변이다. 안보 자립에 대한 각성은 당당한 보수의 출발점이다.
 
한국당의 미래는 어둡다. 상황은 절박하다. 전원책은 ‘중환자실 환자’로 비유했다. 웰빙 체질은 바꾸기 어렵다. 실리의 생각 습관은 고치기 힘들다. 다음 총선까지 1년6개월이다. 길지만 짧다. 위기 요인과 탈출 해법은 여러 가지다. 우선순위는 비겁함의 퇴치다. 그것으로 구박과 경멸을 극복한다. 정치는 감수성의 게임이다. 용기는 공세적 상상력을 준다. 그것은 도전 정신과 돌파의 기회를 창출한다.
 
박보균 칼럼니스트·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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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