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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보육교사 극단적 선택···그 뒤엔 권력 된 '맘카페'

#한 유통업체 관계자 A씨는 대형마트 문을 열 때 지역 맘카페 운영진의 연락처부터 수소문한다. 이들에게 마트 홍보를 부탁하기 위해서다. A씨는 “지역 상권에서 맘카페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경기도 광주시의 한 맘카페 회원이 태권도 원장이 학원 차량을 난폭하게 운전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글을 올렸다. 맘카페에서 논란이 됐고, 학원은 폐업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글쓴이는 자필 사과문까지 올렸다. 하지만 피해자는 이미 경제적·심적 타격을 받은 이후였다.
 
맘카페에서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린 보육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포 맘카페 사건’을 계기로 맘카페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 육아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맘카페가 초기 취지와는 달리 거대화, 권력화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김포맘 카페만 해도 회원이 3만 명을 넘는다. 지난 11일 학대를 당한 아동의 이모라고 밝힌 한 카페 회원은 어린이집 실명을 공개하고 자신이 들은 당시 학대 정황을 설명했다. 이에 댓글에 동조글이 올라오고, 교사의 신상까지 공개됐다. 이틀 뒤 보육교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추모글들이 뒤늦게 올라왔다.
 
맘카페는 육아·교육·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게 주요 활동 취지다. 지역별로 맘카페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쟁적으로 자녀를 키우는 상황에서 육아·교육은 요즘 주부들에게는 훨씬 어려운 문제로 다가온다”며 “정보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는 ‘불안 의식’ 때문에 정보가 교류되는 맘카페는 더욱 활성화 됐다”고 진단했다.
 
정보 공유라는 점에서 맘카페가 순기능을 해온 측면도 적지 않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맘카페는 ‘소비자 운동’의 관점에서 출발했다. 개인으로서는 정보력이 부족한 주부들이 힘을 모아 동네 상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구매를 하는 등 ‘합리적 소비’를 하는데 긍정적 역할 했다”고 말했다.
 
감시자 역할도 한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도 강남 학원 정보 커뮤니티에서 촉발돼 맘카페를 중심으로 퍼졌다.
 
그러나 맘카페에 권력이 생기면서 부작용도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운영진의 소위 ‘갑질’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충남 서산시에서는 ‘광고제휴 사전조사’를 핑계로 카페 운영진이 수만원의 음식값을 내지 않았다가 식당 관계자가 카페에 글을 올리고서야 해결됐다. 카페에 광고·홍보를 요구하거나 협박을 하는 사례도 있다.
 
확인되지 않는 정보로 ‘무고한 피해자’가 생겨나기도 한다. 특정 시설·인물에 대한 비난글이 오르면 이어 동조글들이 다수 올라오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맘카페의 이런 비난을 ‘집단 동조심리’와 부정 정보의 우세 효과로 설명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단에서는 ‘부정 정보의 우세 효과’가 나타난다. 사람을 설명할 때 ‘똑똑하고 많은 걸 성취했다’며 긍정적 얘기를 많이 해도 마지막에 ‘차갑다’라고 말하면 앞선 좋은 얘기들은 사라진다”며 “맘카페와 관련된 사건들도 이런 심리와 관계돼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단국대 임 교수는 “소수의 공격적인 댓글이 여론을 주도하고 여기에 어떤 문제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방관자 효과’까지 더해져 근거 없는 비난이 힘을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거 없는 정보로 정립된 ‘유지 편향’(현재 성립된 생각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깨트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카페 운영진·회원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조한대·전민희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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