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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중이다’를 줄여 쓰자

중학교 때 영어를 처음 접하면서 ‘~ing’를 배우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영어의 진행형인 ‘~ing’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우리말로 ‘~중이다’로 가르친 것으로 기억된다. 이를테면 ‘~ing = ~중이다’ 공식이 성립하는 것으로 배웠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진행형을 이해시키기에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말에서 진행형이 꼭 이렇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말에서 기본적으로 진행형은 ‘~하고 있다’이기 때문이다. “공부하고 있다” “수업하고 있다” “회의하고 있다” 등처럼 서술어에서는 ‘~하고 있다’가 현재 진행을 나타내는 고유한 표현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부 중이다” “수업 중이다” “회의 중이다”처럼 ‘~중이다’ 형태가 많이 쓰이고 있다. 이는 영어의 진행형인 ‘~ing’를 배우면서 ‘~중이다’가 익숙해진 탓이라고 보는 것이 대체적 견해다. 특히 영어를 번역하는 경우 대부분 이렇게 옮긴다.
 
우리말의 ‘~중’은 ‘공부 중, 수업 중, 회의 중, 공사 중, 협상 중, 임신 중’ 등과 같이 어떤 상태나 ‘동안’의 뜻으로 쓰일 때 잘 어울린다. 물론 이런 의미에서 “공부 중이다” “수업 중이다” 등의 표현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보통은 ‘~하고 있다’가 자연스럽다.
 
진행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공부하는 중이다”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처럼 ‘~하는 중이다’ ‘~하고 있는 중이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역시 ‘~하고 있다’ 형태인 “공부하고 있다”가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중이다’를 남용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비상근무 중인 대책본부는 범정부 협업체계를 가동 중이다. 전국에서 관계 공무원이 24시간 비상근무 중이다”와 같은 예다. ‘중인’ ‘중이다’ ‘중이다’ 등 ‘중’으로 가득하다. 실제로 글에서는 이런 형태가 많이 나온다. 서술어에서는 가급적 ‘~중이다’ 대신 ‘~하고 있다’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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