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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외국인 채권투자 9개월만에 순유출 전환…'셀코리아' 신호탄?

외국인의 ‘코리아 엑소더스’ 신호탄일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9월에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1조9120억원의 채권을 순유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이 채권 순유출을 기록한 건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의 꾸준한 한국 채권 매입은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외국인의 증시 이탈에도 불구하고 자금 이탈 우려를 불식시키는 근거가 돼 왔다. 그런데 외국인이 채권에서마저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내외금리차에 따른 외국인의 한국 탈출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속단은 이르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단 문제의 9월 외국인 채권 투자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9월에도 외국인은 사실상 2조3240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 415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후 외국인 채권은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순유출로 기록된 건 9월에 총 4조2370억원의 채권이 만기 상환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외국인은 채권을 여전히 순매수했지만, 만기상환액이 순매수액보다 상대적으로 커 1조912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5~10년물 채권의 만기 상환일이 9월에 유독 많이 몰려있다는 사실과도 무관치 않다. 바로 전달인 8월의 외국인 채권 만기상환액은 2조1110억원이었으며, 7월 역시 1조7930억원으로 9월에 비해 2조원 이상이나 낮다. 지난해 9월에도 외국인의 채권 만기상환액은 4조472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채권 순투자 및 보유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외국인 채권 순투자 및 보유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 특히 국채의 경우 통합 발행을 하는데 9월에 만기가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 9월 10일에도 국고채 5년물 약 5조원과 국고채 10년물 약 10조원 등 총 25조원 가량의 국채가 만기상환됐다”고 말했다. 9월 말 기준 외국인의 국채 보유액은 89조440억원으로 전채 외국인 채권 보유액의 79.5%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국채 상환이 몰려있었던 만큼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전체 국내 채권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비중도 6.5%(112조620억원)로 전달인 8월(6.6%, 114조2820억원)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7월(6.5%, 112조4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비중은 올해 들어 6.1~6.6% 정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채권 순유출을 외국인 탈출의 본격 신호탄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 연구원은 “9월은 채권 만기가 가장 많이 도래하는 달인만큼 수치상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이것을 외국인의 ‘바이(Bye) 코리아’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만기 상환받은 채권을 외국인이 어디에 투자하는지는 몇 달 정도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의 경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재투자를 하기까지 주식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조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도 “채권 상환 자금이 순매수보다 많아 순유출된 것은 맞지만, 상환된 자금이 재투자되는지 아니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채권 매수만 봐도 순매수 추세가 꺾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의 자금 이탈로 보는 것은 과하거나 이른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국내 채권 종류별 보유 현황 [자료 : 금융감독원]

외국인 투자자 국내 채권 종류별 보유 현황 [자료 : 금융감독원]

 
조 팀장은 이어 “상환된 자금이 어디에 투자되는지 확인하는 데에만 보통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걸린다”며 “지금까지는 상당수의 채권 상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국채 등에 재투자됐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도 “지금까지는 대체로 국채 만기 도래 후 수치상으로는 순유출을 기록했다가 몇 달 지나면 복구되는 패턴들이 나타났다”며 “채권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바로 다음 투자 상황이 나오기보다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으니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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