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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허·호’ 번호판 줄인다 … 제주, 렌터카 총량제 본격 시동

제주시청 공무원이 기존 렌터카에 부착된 번호판을 떼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시청 공무원이 기존 렌터카에 부착된 번호판을 떼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주차장. 가을철을 맞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차량들로 주차장이 가득 들어찼다. 섬 지역의 특성상 제주는 버스나 대중교통보다 렌터카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 주말과 휴일이면 주차 전쟁이 벌어지기 일쑤다.
 
비슷한 시각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안도로. 도로를 따라 렌터카들이 긴 주차 행렬을 이룬 가운데 좁은 골목길로 들어선 차량 운전자들은 주차할 곳을 찾느라 진땀을 흘렸다. 일부 관광객은 연예인 등이 운영하는 유명 카페를 찾기 위해 거북이 운행을 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체증이 벌어졌다. 송연진(25·제주시 화북동)씨는 “4~5년 전부터 애월 일대가 유명세를 타면서 상습 체증구간이 됐다”며 “관광객이 탄 렌터카들이 특히 많이 늘어난 탓에 운전하는 데 애를 먹곤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도내 교통혼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렌터카 총량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주도는 “과잉공급 논란을 빚어온 렌터카를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등록 제한과 노후차 감차 등을 통해 7000대가량 줄일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제주대 산학협력단의 용역 결과 제주도 렌터카의 적정 운행대수가 2만5000대로 분석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말 현재 제주에서 운행 중인 렌터카는 3만2053대로 적정대수보다 7053대 많다. 제주도의 렌터카 규모는 2013년 1만6423대, 2014년 2만720대, 2015년 2만6338대, 2016년 2만9596대, 2017년 3만2053대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에는 5만151대로 현재보다 72%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62.5%가 렌터카를 이용할 정도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송규진 제주교통연구소장은 “렌터카는 도내 관광지를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탓에 도로 점유율이 70%에 달한다”며 “출퇴근 위주인 일반 승용차보다 교통혼잡에 더 큰 악재”라고 말했다.
 
주말과 휴일이면 렌터카로 가득 들어차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주차장. [최충일 기자]

주말과 휴일이면 렌터카로 가득 들어차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주차장. [최충일 기자]

제주도는 올해 말까지 감차 대상인 7000대 중 절반인 3500대에 대해 자율 감차를 추진한다. 나머지 3500대는 내년 6월 말까지 줄여나가기로 했다. 감차 대상은 렌터카 보유대수가 100대를 넘는 업체 중 차량보유 대수별로 감차율을 차등 적용한다. 예컨대 렌터카 수가 201~250대인 업체는 21%의 감차율이, 250~300대는 22% 감차율이 적용된다. 보유차량이 50대 늘어나면 감차율이 1% 오르는 방식이다. 단 101~200대 구간의 경우 차량 5대당 1%씩 감차율이 상승한다.
 
제주도는 차량 감차를 업체의 자율에 맡기되 부득이한 경우 개·폐차를 제한키로 했다. 위원회 심사를 통한 차량운행 제한조치도 병행 실시한다. 불가피하게 업체를 분할해야 할 경우는 1회에 한해서만 분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차량 감축 소식에 렌터카 업계와 수요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제주도 렌터카 업계는 초과 공급으로 인한 업체 간 과잉경쟁을 해소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관광객들은 렌터카 숫자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차량을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가격도 올라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대형 렌터카 업체들도 반대하는 분위기가 짙다. 업체가 보유한 렌터카 수가 많을수록 줄여야 하는 차량이 많아서다.
 
이번 렌터카 총량제는 자동차 관리법상의 ‘자동차 운행제한’ 권한이 국토교통부 장관에서 제주도지사로 이양된 데 따른 조치다. 회사원 송재혁(34)씨는 “회사 업무상 제주 출장이 잦은 데 대여료 인상은 물론이고 성수기 때 렌터카를 구하는 게 어렵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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