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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향팀 짐싸보낸 ‘바람의 손자’

16일 넥센과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 좌익수 이정후(왼쪽)가 5-5로 팽팽하던 7회 최형우의 큼지막한 타구를 미끄러지면서 잡아내고 있다. 이 호수비로 넥센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했다. [뉴스1]

16일 넥센과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 좌익수 이정후(왼쪽)가 5-5로 팽팽하던 7회 최형우의 큼지막한 타구를 미끄러지면서 잡아내고 있다. 이 호수비로 넥센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했다. [뉴스1]

‘바람의 손자’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가 KIA 타이거즈를 무너뜨렸다. KIA는 아버지 이종범이 뛰었던 바로 그 팀이다.
 
넥센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10-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4위 넥센은 1승 어드밴티지를 더해 KIA를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에 진출했다. 3위 한화와 넥센의 준PO 1차전은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주인공은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올 시즌 KIA전 타율 0.395를 기록 중이었다. 왼손 타자인데도 KIA 선발인 좌완 양현종을 상대로 통산 0.375(16타수 6안타)로 강한 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KIA와 인연도 깊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이 뛰었던 팀이 바로 KIA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앞서 이정후는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1번 타자·좌익수로 나선 이정후는 처음 두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1회 양현종의 초구 직구를 때렸으나 중견수 플라이가 됐다. 3회 2사 1루에선 강한 타구를 날렸으나 KIA 1루수 김주찬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다. 그 사이 KIA는 5회 초 2사 2, 3루에서 나온 최형우의 적시타로 앞서갔다.
 
5회 말 무사만루의 찬스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이정후는 범타로 물러나는 듯했다. 2볼-1스트라이크에서 이정후가 친공은 내야에 높이 떠올랐다. 그러나 포수 김민식과 3루수 이범호가 모두 미루는 사이 공은 그라운드에 떨어졌고, 이 공이 파울 지역으로 벗어나는 바람에 인필드플라이가 아닌 파울이 됐다. 극적으로 다시 타격 기회를 얻은 이정후는 좌중간 방면 플라이를 쳐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정후의 포스트시즌 데뷔 첫 타점이자 이날 넥센의 첫 득점이었다. 기세가 오른 넥센은 KIA의 실책 3개가 이어지면서 5회말에만 무려 5점을 뽑아냈다.
 
이정후는 5-5 동점이던 7회 초엔 환상적인 수비로 팀을 살렸다. 무사 1루에서 KIA 최형우가 좌중간 깊은 곳으로 날린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2루에 멈춰 선 1루 주자 나지완도 귀루하지 못해 더블플레이가 됐다. 자칫 역전을 허용할 위기였지만 이정후의 호수비가 넥센을 구했다.
 
이정후는 이어진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서건창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날 결승 득점이었다. 이정후는 8회 초에도 유민상의 깊숙한 뜬공을 여유 있게 잡아냈다. 9회 2루수 실책으로 또다시 살아나간 이정후는 박병호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4타수 1안타·1타점·2득점. 공수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한 ‘가을야구’ 데뷔전이었다.
 
KIA도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6회 초 이범호의 투런홈런과 7회 초 나지완의 적시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5회 말 수비 때 양현종과 임창용을 모두 소진한 탓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마운드의 힘이 떨어졌다.
 
넥센 선발투수 브리검은 KIA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을 5피안타 4실점으로 막았다. 외국인 타자 샌즈는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몰아치며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뽑혔다.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 덕분에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 만에 끝냈다. 넥센은 이틀의 휴일을 확보하게 됐고, 투수력을 아끼면서 19일부터 한화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16일·서울 고척)

와일드카드 결정전(16일·서울 고척)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KIA는 올해 ‘가을 잔치’를 하루 만에 끝냈다. 시즌 막판까지 롯데·삼성과 5위 싸움을 벌였던 KIA는 정규시즌 144경기 중 143경기째인 지난 12일 광주 롯데전 승리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모두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KIA는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웠다. 지난 3일 삼성전에서 오른 옆구리 부상(늑간근 미세손상)을 입어 정규시즌을 마친 양현종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와일드카드 1차전 등판을 자청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양현종은 4회 말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으나 마(魔)의 5회 말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의 포스트시즌 연속 무실점 기록도 20과3분의 1이닝에서 멈췄다.
 
김식·김효경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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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