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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폼페이오 방북 때 핵 리스트 신고 거부”

북한과의 2차 정상회담을 늦춘 채 다음달 6일 열릴 중간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켄터키주 리치먼드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과의 2차 정상회담을 늦춘 채 다음달 6일 열릴 중간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켄터키주 리치먼드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핵 리스트 신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요미우리, 4차 방북 대화 내용 보도
폼페이오 “영변 핵시설 폐기하고
ICBM 일부 없애야 종전선언 가능”
김 위원장 “신뢰 구축돼야 비핵화”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요미우리는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김 위원장이 핵 리스트 신고를 거부하고 대신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며 “주요 요구사항을 둘러싸고 쌍방의 입장차가 있는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는 향후 진행될 실무자 협의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회담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핵 리스트를 일부라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채 (핵) 리스트를 제출하면 미국이 믿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재신고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면 싸움이 될 것”이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려면 북·미 간 신뢰구축이 먼저 필요하다”며 “종전선언을 통해 북·미 간 신뢰가 구축되면 미국이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비핵화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북한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의 유해 반환 등 성의 있는 조치를 취했으며, 미국도 이에 응하기 위해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9·19 남북 평양 공동선언에서 밝힌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종전선언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생물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하면서 핵탄두·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동식 발사대를 북한이 일부 폐기 혹은 국외 반출 시 “종전선언 등 북한이 납득할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미측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미래의 핵’뿐만 아니라 ‘과거의 핵’에 대한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또 이번에도 핵 신고를 요구한 것은 핵 리스트 제출을 연기하고 ‘종전선언-영변 핵 사찰 빅딜’부터 해서 협상 동력을 이어가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제안을 폼페이오 장관이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강 장관은 지난달 말 유엔 총회 때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이런 제안을 전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 위원장에게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기 전에 핵 활동 기록을 먼저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전문가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의 사찰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실무자 협의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실무자 협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담당한다. 일본 언론들은 이 협의가 조만간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플루토늄을 과거 얼마나 생산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영변 시설 사찰을 북한이 받아들일지가 향후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미국이 전문가를 파견해 장기간 체류시킬 경우 북한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이 양측 사이에서 모색될 가능성도 요미우리는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미국 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게 되면 미국 측의 장기간 참관이 필요할 텐데 그 참관을 위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요미우리는 “체제보장을 위해 종전선언을 원하는 북한에 연락사무소는 미국인을 ‘사실상의 인질’로 삼아 미국의 군사공격을 막는 또 다른 체제 보장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권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중간선거(11월 6일) 이후 열릴 것’이라고 구상한 것은 (북·미) 실무자 협의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상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울=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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