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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 '시한부 복귀'의 핵심 키워드, 책임감

시즌 도중 자진사퇴를 선언한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한 달 반만에 복귀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시즌 도중 자진사퇴를 선언한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한 달 반만에 복귀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결자해지의 각오였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 사령탑 서정원(48) 감독이 지난 8월28일 자진 사퇴 이후 약 한 달 반만에 전격 복귀했다. K리그 리딩 클럽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면 올해 남아 있는 중요한 경기들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감독 자신과 구단의 의견이 일치한 결과다.
 
단, 서 감독의 복귀는 ‘시한부’다. 남은 경기 결과 및 성적과 상관 없이 올 시즌을 마친 뒤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구단과 복귀를 논의하며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수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및 FA컵 우승 도전,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등 의미 있는 목표들을 남겨놓고 있다. 자신이 물러난 뒤 흔들리는 선수단 분위기를 안타까워하던 서 감독이 ‘시한부 컴백’이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감내한 이유다.
 
서정원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수원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정원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수원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 감독은 시즌 도중 일부 극성 팬들이 가족을 위협하는 등 '사이버 테러'를 가한 것에 대해 정신적 충격을 받아 사퇴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에 대해 선수들과 수원 팬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수원 선수들 중에는 타 팀으로부터 연봉과 수당 등에 대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 받고도 ‘서 감독님에게 축구를 배워보고 싶다’는 이유로 푸른 유니폼을 선택한 이들이 적지 않다.
 
서 감독 측근은 “근래 들어 수원은 모기업의 구단 운영 목표와 팬들이 바라는 경기력의 편차가 현격하게 크다. 서정원 감독 또한 재임기간 중 이 부분에 대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와중에 ‘사이버 테러’까지 더해지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사퇴했던 것”이라면서 “구단 측에서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설득한 부분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제자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일시적으로나마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원은 1996년 K리그 무대에 참여한 이후 과감한 투자와 체계적인 선수 관리를 통해 흥행과 성적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며 ‘K리그 리딩 클럽’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팀 안팎의 기류가 많이 달라졌다.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이후 구단 운영비는 매년 감소 추세다. 대어급 선수를 줄줄이 영입하며 ‘아시아 축구시장의 큰 손’으로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 선수단 인건비는 K리그1(프로 1부리그) 내에서도 중위권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현역 시절 수원 삼성의 초창기 황금 시절을 이끈 서정원 감독. 하지만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은 이후엔 수원의 급격한 재정 축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앙포토]

현역 시절 수원 삼성의 초창기 황금 시절을 이끈 서정원 감독. 하지만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은 이후엔 수원의 급격한 재정 축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앙포토]

 
K리그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은 선수 인건비로 156억6179만2000원을 지급해 독보적인 1위에 올랐다. FC 서울이 94억원으로 2위, 제주가 82억원으로 3위다. 수원은 79억원을 지출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K리그 관계자는 “수원은 서정원 감독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선수 연봉 총액이 증가한 적이 없다. 매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연봉 선수를 내보내고 빈 자리를 유망주로 대체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면서 “지난 겨울에 또 한 번 허리띠를 졸라맨 수원의 올 시즌 인건비 추산액은 K리그1 기준으로 5~6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수원이 투자액을 급격히 줄이기 시작한 시점과 서 감독의 재임기간이 맞물려 있다. 더 이상 수원은 ‘원하는 선수를 마음껏 데려오는’ 팀이 아니다. 어느덧 인건비는 전북의 절반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수원이 2014년과 2015년 K리그 클래식(프로 1부리그)에서 연속 준우승하고, 지난 2016년 FA컵 정상에 오른 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똘똘 뭉쳐 이룬 성과다.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시한부 복귀 사령탑'이라는 특이한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뉴스1]

서정원 수원 감독은 '시한부 복귀 사령탑'이라는 특이한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뉴스1]

 
이 부분에 대해 서 감독은 늘 말을 아껴왔다. 서포터스가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며 플래카드를 내걸었을 때도 남탓을 하지 않았다. 수원의 옛 영광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하는 홈 팬들의 심정도, 통 큰 투자 없이 매년 '뺄셈'만을 거듭해야하는 구단의 재정 형편도 잘 알기 때문이다.
       
사퇴 후 독일에서 분데스리가 경기를 관전하며 축구 공부를 하던 서 감독은 15일 전격 귀국하자마자 곧장 클럽하우스로 향해 선수단 훈련을 지휘했다. 챔피언스리그, FA컵, K리그 등 여러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1분 1초가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서 감독은 오는 1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전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수원 감독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구단 또한 단기간에 선수단 분위기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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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