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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장 인사 논란 …야당은 '코드 인사', 여당은 '가짜 뉴스'

“입맛에 맞는 통계를 양산할 거라는 기대를 정권이 하고 있을지 모른다”(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
“통계청장 인사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15일 개청 28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통계청에 대한 사상 첫 단독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이렇게 통계청장 인사에 대한 적절성을 둘러싸고 날을 세웠다. 
강신욱 통계청장이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두손을 모으고 있다. [뉴스1]

강신욱 통계청장이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두손을 모으고 있다. [뉴스1]

통계청은 1990년 개청 이후 지난해까지 다른 기관과 함께 국정감사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 국회가 감사 대상으로 통계청을 따로 떼어냈다. 지난 8월 통계청장 인사가 주요인이다. 청와대는 당시 황수경 전 청장을 물러나게 하고 강신욱 청장을 임명했다. 그런데 시기가 미묘했다. 고용 및 분배 관련 잇달아 악화한 지표가 나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받기 시작한 때였다.
 
야당은 '코드 인사'라며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청와대는 지난 5월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이후 강 청장에게 가구소득 관련 분석 자료를 개인적으로 요청했다”며 “청와대가 ‘인구구조 탓’을 하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유지해도 된다는 데 대해 강 청장의 보고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온도가 맘에 안 든다고 온도계 탓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강 청장에게 “제가 강 청장이었다면 (과거에) 통계청 통계에 문제를 제기한 입장에서 통계청장 제의를 거절했을 것”이라며 “청와대의 선임 제안을 사양해본 적이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바로 답을 못하고 굉장히 고민스러웠다”고 말했다.
 

반면 강병원 더민주 의원은 “청와대 코드인사 주장은 명백한 가짜뉴스와 같은 것”이라며 “차관급 교체 인사의 일환으로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청장은 “코드 인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제가 있는 동안 통계를 왜곡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가계소득동향조사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가계소득동향조사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추 의원은 강 청장이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통계청이 조사한 가처분소득은 14만5944원(-12.8%)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반면, 강 청장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비경상소득이 이전소득에서 빠지면서 2만6556원(-2.3%)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청장은 이에 대해 "가처분소득 정의는 통계청도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자료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계동향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날 참고인으로 참석한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표 때마다 정치적 공방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피조사자의 과소 보고나 응답 거부를 막기 어렵고 피조사자가 자신의 소득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응답하는 경우도 많다”며 “예산을 더 많이 투입한다고 해도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초 통계청이 발표를 중단하기로 했던 가계동향조사가 다시 살아난 과정에서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성식 의원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행정관이 통계청 담당 과장에게 보낸 e메일이 있다”며 “가계동향조사의 개편이 청와대 지시로 졸속 추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개편안대로 하면 고소득층 소득이 더 잘 파악돼 결과적으로 소득분배지표가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편안이 청와대의 입맛에 맞춰진 거라는 주장을 부인한 것이다. 그는 “지출과 소득을 연계한 통계의 수요가 있는 만큼 이런 통계(가계동향조사)를 지속해서 생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 상황에 대해 강 청장은 “9월 취업자 증가 수(전년 대비 4만5000명)가 조금 늘었지만,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안 좋은 수치여서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 악화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의 영향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조사된 통계 안에서 말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며 말을 아꼈다.
 
대전=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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