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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장관 "최저임금,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준으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대회의실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국기관장 회의를 열었다. [뉴스1]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대회의실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국기관장 회의를 열었다. [뉴스1]

이 장관은 "199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최저임금이 10% 이상씩 상승했다"고 소개하면서 "그때는 우리 경제가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이 작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경제가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잇따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률은 경제 상황이나 시장의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책정됐다는 비판이다.
 
특히 이 발언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사실상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한 답이었다. 그래서 "소상공인연합회가 '뒤집힌 운동장'이라고 비판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의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또 "최저임금을 심의할 때 위원분들께서 당시 경제 상황, 고용상황을 보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결정해서 정리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적용되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던 2017년에는 경제가 좋아서 이 정도 인상해도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 같다"며 "그 이후 갑자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여러 어려움이 발생한 것 같다"고도 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인상률마저 10%를 웃돌게 책정한 것에 대해 에둘러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들리는 대목이다.
 
이 장관은 다만 "이건 어떻게 해야 한다라고 말하기 어렵고, 그건 월권행위"라며 최저임금위원회 독립성 훼손 우려를 경계했다.
 
이 장관은 고용정책의 시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일자리 문제 주도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일자리는 시장이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시장에만 100% 맡겨두는 건 안 된다"며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은 시장이고, 정부는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시장 활성화는 민간에 맡겨두고,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정부가 힘을 보태야 한다는 뜻이다.
 
이 장관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적폐청산위원회)의 15개 권고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권고안은 김영주 전 장관이 잘 이행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저 역시 취지에 맞게 충실하게 이행할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그중에 일부 과제는 사실관계 등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개혁위의 권고를 무조건 수용하기보다 행정력을 높이고, 공정성을 담보하는 수준에서 취사선택하겠다는 얘기다.
 
이 장관은 또 김영주 전 장관이 고용부 업무에 대해 '고용 30, 노동 70'으로 표현한 데 대해 "고용과 노동 둘 다 경중 없이 중요하다"며 "임명장을 받을 때 대통령께서 제게 주문한 것도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해 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고자나 실업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단결권 협약 등 ILO 협약 비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나 국제무역 등을 보면 (세계)상위권인데, ILO 협약조차 비준 못 하는 국가라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ILO 협약을 비준하려면) 법제를 국제 수준에 맞춰 많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의 개혁 등 다른 부문도 글로벌 수준에 맞춰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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