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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새 정부가 진상 규명해 달라"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로 알려진 배익기씨가 15일 서울 종로구 4.19도서관에서 열린 훈민정음 상주본 세계화 포럼 정책포럼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로 알려진 배익기씨가 15일 서울 종로구 4.19도서관에서 열린 훈민정음 상주본 세계화 포럼 정책포럼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훈민정음 상주본'을 소장한 인물로 알려진 배익기(55) 씨가 15일 "새로운 정부가 적폐 청산을 하고 있으니, 상주본과 관련해서도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말했다.
 
배씨는 2008년 집을 수리하던 중 '훈민정음 상주본'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제70호 서적이 현존하는 유일한 훈민정음 해례본인 상황에서 상주에서 등장한 또 다른 해례본은 '훈민정음 상주본'이라 불리며 언론과 학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훈민정음 상주본은 일부가 공개됐을 뿐, 배씨가 소장처를 밝히지 않아 10년째 세상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배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4·19도서관에서 열린 훈민정음 상주본 세계화 정책포럼에서 "2008년 상주본을 발견하고 국보 지정 신청을 위해 문화재청에 먼저 알렸다"며 "이후 국보 지정은 실패했고, 문화재청이 무고해 몇 년간 소송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책을 공개하지 못했고, 중간에 불이 나 손상된 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배씨는 "상주본 존재를 알리고 5년쯤 지난 뒤부터 기자들이 이와 관련한 진상은 밝히지 않고 책이 안전한지만 묻는다"면서 "10년이 흐른 지금 (사람들이) 상주본 위치를 모를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배익기씨가 공개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일부분. [중앙포토]

지난해 4월 배익기씨가 공개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일부분. [중앙포토]

 
배씨는 상주 골동품업자 조용훈(2012년 사망) 씨 가게에서 고서적을 구매할 때 상주본을 함께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씨는 배씨가 상주본을 훔쳐 갔다며 배씨를 상대로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법원은 훈민정음 상주본 소유자는 조씨라고 판결했다. 조씨는 사망하기 전 상주본을 문화재청에 기증해 현재 소유권은 국가에 있는 상태다.
 
그러나 배씨는 도난 혐의에 대해서는 "훔쳤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확정받아 1년간 옥살이한 끝에 석방됐다.
 
이후에도 실물을 보지 못한 문화재청과 상주본 재산가치 추정액 1조원의 10%인 1000억원을 주면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배씨 사이에 법정 공방이 지속됐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상주본 강제집행을 검토하자 배씨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했고, 1심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008년에 배씨가 전화로 상주본 국보 신청이 아니라 국가지정문화재 신청 과정을 문의한 것으로 안다"며 "문화재청이 배씨를 모함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은희 기자 jang.eunhe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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