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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질경이 대표 "생수 사업하던 제가 여성청결제시장 넘버1 된 비결이요?"



국내 여성청결제 업계는 마케팅과 홍보에 유난히 소극적이었다. 제품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대놓고 자랑하기에 어쩐지 쑥스러운 분야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브랜드든 성분이든 제대로 따져 보지 않고 알음알음 구매하다 보니 제품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우동천 '질경이'는 이 같은 여성청결제시장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 제품이다. 외음부라는 특성상 음지에서 나오지 못하던 청결제시장을 대중 앞에 당당히 들고 나왔다. 2016년 톱 배우 한채영을 메인 모델로 기용해 시내버스는 물론이고 TV 광고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여성청결제는 여성에게 꼭 필요한 화장품"이라면서 세상 밖으로 나온 질경이에 놀랐고 또 환호했다.

그 이면에는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쌓아 올린 빼어난 기술력과 폼, 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일간스포츠가 여성청결제 업계 선두인 최원석(52) 하우동천 질경이 대표를 만났다. 



- 남성인데 여성청결제시장에 어떻게 진입하게 됐나.
"청결제와 무관한 기능성 생수 사업을 했다. 우연히 회사 생수 R&D 팀 연구원들이 외음부의 여러 문제로 고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성들은 질염을 앓으며 질환 특성상 아프면서도 주변에 말하지 못하고 속앓이한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 됐다. 질염이나 Y존 문제나 '여성들의 감기'라고 할 정도로 흔하더라. '그렇다면 내가 직접 Y존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한 번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의약외품 쪽으로 생각했는데 여러 여건상 보다 보편적이고 화장품군인 청결제로 포커스가 맞춰졌다."

- '청결제를 쓰느니 생수에 식초를 타서 쓰라'고 조언하는 일부 약사도 있다.   
"여성의 외음부 피부는 약산성으로 유지해야 피부 표면의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그래야 위생적이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약산성 여성청결제를 사용해 약산성 수치 유지를 도와야 한다. 사회가 변하면서 외음부는 외부적인 요인이나 스트레스, 개인의 생활 습관 등 다양한 환경에 따라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다 위생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과거 샴푸가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는 비누로 머리를 감았지만, 이젠 다양한 기능성 샴푸 제품이 나오고 또 다들 쓰지 않나. 청결제도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뤘다. 민감한 부위인 Y존은 청결제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 민감한 부위다. 제품 '안전성'부터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 제품은 '인체에 해가 없는 성분으로만 만든다'는 것이 나의 모토다. 그래서 제품을 만들었을 때 매일 내가 직접 먹기도 했다. 물에 희석해 외음부를 헹구는 알약 제형이었지만, 그래도 먹었다. 물론 먹는 건 효과가 없다.(웃음) 나와 내 가족이 쓰지 못하는 제품은 안 만든다. 고객을 배신하면 회사는 문 닫을 각오를 해야 한다."   

- 질경이는 직접 써 본 사람의 후기와 입소문을 통해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했다.
"과거에 한 사업가가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은데 할 수가 없다'는 말로 인기를 끌었는데 나도 딱 그렇다. 화장품이다 보니 법률상 효과나 효능에 대해 한정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고객들도 여성청결제 특성상 질경이가 좋은데 '나는 이러이러한 효과를 봤다'고 말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웃음) 그래서 우리는 후기를 남길 때 실명 대신 별명 등을 써서 누가 글을 올렸는지 모르도록 익명성을 보장했다. 그랬더니 한두 줄짜리 후기가 굉장히 길어지고 내밀한 부분에 효과를 봤다는 내용까지 후기로 남기더라."

 (2010년 출시된 질경이는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첫해 4억원이었던 매출이 2017년 205억원으로 50배 이상 늘었다.)

- 반응이 좋아서 뿌듯할 것 같다.
"후기가 올라오면 내가 직접 확인하고 댓글을 달았다. 단순한 사용 소감을 넘어서 개인적으로 체험한 것을 마치 간증처럼 적은 후기도 상당히 많았다.(웃음) 어느 날 음식점에 갔는데 질경이 사장이 왔다는 말을 들은 식당 주인이 나를 찾아와 '질경이를 사용한 뒤 너무 좋아졌다. 친구에게도 소개해 줬다'면서 좋아하더라. 참 고맙고 뿌듯한 순간이었다."
 
- 홈쇼핑에서 판매하면서 대박을 쳤다.
"우리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호스트들에게 '직접 제품을 쓰라'고 한다. 당사자가 느껴야 감정도 나오고 질경이도 팔 수 있지 않나. 소비자들에게 진심을 전하려면 쇼핑호스트들도 쓰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이후 질경이가 쇼핑호스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한 곳에 오래 앉아 있고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군이라 Y존도 여러 문제가 많았는데, 질경이를 쓴 뒤 나아졌다고 하더라." 

(질경이는 2015년 7월 TV 홈쇼핑 판매를 시작한 뒤 33회 완판을 기록했다.)

- 초기 피임약도 그랬지만, 청결제를 대놓고 광고하기가 쉽지 않았다. 배우 한채영을 모델로 한 질경이 광고가 반향을 일으킨 이유 같다.
"제품력이 담보된 뒤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질경이도 그렇다. 한채영씨와 2년째 함께하고 있는데 상생한 좋은 예 같다. 한채영씨는 출산한 엄마인 동시에 자기 관리를 잘하고, '바비인형'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여성들의 '워너비' 이미지와 우리 브랜드가 잘 맞아떨어졌다. 한채영씨를 직접 봤는데 연예인 같지 않고 소탈하고 순수한 느낌을 받았다. 서로 잘됐다고 본다."

- 국내 청결제시장은 얼마나 잘 될 거라고 보나.
"어느 설문 조사에서 국내 여성청결제시장 규모가 약 340억원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 질경이 매출이 20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웃음) 매출이 시장을 상회하는 구도 같다. 청결제는 전 연령이 쓰는 제품이다. 향후 성장 동력과 외음부 관리 화장품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수천억원대 규모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중·장년층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면 시장 폭이 다소 좁을 수 있다.
"이제 20~30대 여성들도 청결제에 관심이 높다. 후기를 모니터링하고 여러 설문 조사를 하면서 젊은 여성들은 청결제를 절반가량도 쓰지 않지만, 생리 중이거나 생리 전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냄새나 불편한 느낌을 싫어하는 것이다. 이후 20~30대 여성들에게 '생기 기간만이라도 써 보라'고 마케팅했는데 주효했다. 질경이 재구매율이 65%를 웃도는데 이를 보면 제품력과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나는 국내시장 규모는 처음부터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 국내시장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세계시장을 목표로 삼았다는 뜻인가.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타깃으로 모든 것을 준비했다. 한국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타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다. R&D 단계 때부터 동남아시아, 중남미 여성들을 참여시켜 테스트를 거쳤다. 인종, 나이를 초월해 모든 여성들이 질경이가 맞다는 걸 초기부터 확인했다. 태국, 러시아, 싱가포르, 중국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특히 베트남에서 질경이 선호도가 높다."

(질경이는 국내 여성청결제 최초로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에서 할랄 인증을 받으면서 시장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 생리대시장에도 뛰어들었는데.
"젊은 여성들이 생리 기간이나 생리 전후에 사용하도록 유도하려고 생리대 업체와 협의해 질경이를 두 알 정도 덧붙여 판매했다. 물론 무료였다. 그때만 해도 우리 제품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같이하겠다는 브랜드를 찾기 쉽지 않았다. '이럴 바에는 안 되겠다. 내가 해야겠다' 싶어서 생리대 판매까지 연결됐다. 저소득층의 '깔창 생리대' 문제를 보면서 Y존 케어 전문기업으로서 생리대 출시에 의무감도 있었다. 생리대 기부를 꾸준히 하는 이유기도 하다."

(질경이는 지난 5월 자연 유래 옥수수 섬유 커버로 제작된 '마음 생리대'를 출시했다. 생리 기간 중 발생하는 여성들의 신체적 불편함과 유해 성분 이슈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감을 덜어 주기 위해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섬유 커버로 만들었다.)

- 꿈이 있나.
"무항생제 질염치료제 개발을 위해 임상 시험을 하는 등 꾸준히 개발 투자를 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상당 부분 진전도 있다. 여성 건강 토털 의약품시장 진출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생명력이 강한 질경이처럼 오래가고 여성들의 삶의 질을 경이롭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겠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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