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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0대 국회가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라

육동일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리셋 코리아 지방자치분과 위원

육동일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리셋 코리아 지방자치분과 위원

세종시가 신행정수도로 등장한 것이 2002년 12월 8일이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가 대선 공약을 확정한 날이다. 그 후 신행정수도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정리됐다. 그러다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 도시로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국회가 부결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세종시로 정착됐다.
 
세종시는 2012년 출범 이후 40개 중앙 행정기관과 15개 국책 연구기관의 이전을 완료, 1만9000여명의 중앙 공무원들이 세종시에 내려와 있다. 내년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세종시로 옮기면 행정수도에 버금가는 도시가 된다. 출범 당시 10만여명의 인구도 현재 30만명을 넘어섰다. 17개 시·도 중 인구 순 유입률이 7년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30년 당초 목표인 50만 명을 넘어 80만 명이 거주하는 비수도권의 대표 도시가 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종시가 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려는 목적으로 태어난 도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종시는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시정하고, 국가 균형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해 인위적으로 건설된 도시다. 신행정수도가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다”는 논란이 많았던 관습 헌법으로 위헌 결정을 받은 결과, 할 수 없이 서울과 세종시간 중앙 정부 부처를 나누어 분산·배치했다. 국회와 국민이 이 어려운 결단을 내린 걸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행정부처 이원화로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은 불가피하지만, 수도권 과밀 현상을 해소하고 국토가 균형 있게 발전해야만 국가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절박함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출범 11년이 지난 세종시가 애초 부여받은 도시 목적을 구현하면서, 국민적 열망을 담아내고 있는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본다면 유감스럽게도 세종시가 국민이 기대한 대로 제 길을 못 가고 있다.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은 예상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과밀과 국토 균형 발전 해소에도 거의 기여를 못 하면서 기형적인 도시가 돼가고 있다.
 
시론 10/15

시론 10/15

구체적으로 보자. 먼저, 세종시 유입 인구의 전출지를 분석한 결과, 대전과 충남·북에서 세종시 유입 인구의 70%가 왔다. 수도권 인구의 유입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종시가 충청권 인구를 빨아들이는 ‘빨대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변 지역이 쇠퇴하고 있다. 이 결과는 세종시 건설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던 충청인의 상당수가 이제 세종시를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이유가 됐다.
 
다음, 현재 정부부처 4분의 3이 세종에 내려와 있기 때문에 업무 보고와 국정감사 등의 이유로 공무원들이 국회로 출장 다니면서 쓰는 비용이 연 67억원 정도 된다고 한다. 게다가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데 허비되는 시간 때문에 제대로 된 회의나 대면 보고조차 할 수 없다 하니 이만저만한 행정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적지 않은 공무원들이 국정감사가 열릴 때마다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합숙하거나 국회에서 밤을 새우기도 한다. 이른 아침부터 국회 복도에서 신문지 깔고 업무를 보는 북새통은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지만, 선진국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전자정부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할 짓이 아니다. 글로벌화·정보화·자치분권화 등 미래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세종시 건설을 계기로 국정 운영의 틀과 방식을 새롭게 바꿔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세종시의 기형화로 인해 국민의 세종시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을 통해 세종시에 청와대와 국회를 이전하는 것에 대해 49.9%의 국민이 찬성했다.  
 
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44.8%가 반대하고 있다. 국정 운영의 혼란과 비효율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정부 분할이 수도 이전보다 더 나쁘다”고 비판했던 반대론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걸음은 20대 국회가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것이다. 국회를 이전하려면 헌법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개헌을 하지 않고도 국회법만 바꾸면 세종시 국회 분원은 가능하다.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국회 분원에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이 62%에 이른다. 세종시는 더는 정쟁 대상이 되거나 당리당략 희생물이 돼서 안 된다. 엄청난 국민적 에너지와 건설 비용을 들여 여기까지 온 이상 세종시는 반드시 성공해 당초 목적을 이뤄야 한다. 지금부터 올바른 길과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할 때다.
 
육동일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리셋 코리아 지방자치분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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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