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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품백·노래방 … 예산 2조원 받는 사립유치원 회계 공개해야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후폭풍이 거세다. 그간 일부 유치원의 교비 전용 의혹 제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이번엔 전국의 상당수 사립유치원에서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낸 돈이 원장 쌈짓돈처럼 쓰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만만찮다. 당장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비리 유치원 처벌 강화와 제도 개선 청원에만 어제까지 4000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주 공개한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는 17개 시·도교육청이 최근 5년간 벌인 감사 결과다. 전국 1800여 개 사립유치원이 명단에 올랐다. 유치원 돈으로 노래방·숙박업소에서 결제하는가 하면 명품백이나 성인용품까지 샀다고 한다. 원장 개인 차량의 주유비·자동차세를 내거나 아파트 관리비로 쓴 경우도 있다. 감사 결과엔 단순 실수도 포함돼 있어 명단 공개 유치원을 모두 비리 유치원으로 몰아세우는 건 곤란하다. 그럼에도 적잖은 유치원 교비가 엉뚱하게 새는 실태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학부모의 공분을 사고도 남는다. 이는 사립유치원의 불투명한 회계 시스템과 이를 방치한 정부 탓이 크다. 사립유치원도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에 따라 정부 감독을 받는 교육기관이다. 초·중·고교는 물론이고 국공립유치원도 회계를 공개하지만 사립유치원만 예외다.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사립유치원 비리를 적발하고 회계 시스템 구축사업 계획을 밝혔으나 유야무야된 상태다.
 
유치원은 매년 누리과정 예산 2조원을 지원받는다. 세금 들어가는 곳에 감독이 있는 건 당연하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확보와 정보 공개를 미룰 명분이 없다. 교육부가 부랴부랴 회계·감사 시스템 개선을 포함한 사립유치원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차제에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놔야 한다. 뒷북 행정이란 소리도 이제 지겹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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