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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로 먹고사는데 석·박사 절반 줄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에프에스티는 지난해 1916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현재 48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 회사의 평균 급여액(6월 말 공시 기준)은 삼성전자의 81%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일할 사람을 통 못 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채용 기간을 정하지 않고 ‘상시 채용’하고 있지만 필요한 인원의 절반인 40명을 겨우 채용했다.
 
장명식 에프에스티 회장은 “연구개발(R&D) 인력 부족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은 명실상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하지만 초호황의 끝자락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기 시작했다.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기술 개발에 제동이 걸리고, 반도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지난 10년간 반도체 전문 인력은 크게 줄었다. 서울대 반도체 분야 석·박사는 2007년 97명에서 지난해 43명으로 줄었다. 2007년 이후 10년간 배출한 석·박사도 연 58명 정도다. 국내 반도체 세라믹 학과(석·박사 과정)가 있는 대학이 16곳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900명 정도의 석·박사 학위자가 배출된다. 하지만 석·박사가 많은 연구개발 인력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1500명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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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반도체를 전공하겠다는 학생이 10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 매력적인 반도체 회사가 드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후방업체(장비·부품·소재)는 기술을 개발할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 중 10년 이상 경력자(박사 포함)가 10명 이상 재직하고 있는 곳은 8%에 불과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중에서도 10년 이상 경력자가 10명이 넘는 곳은 32%에 그쳤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소비자가전(CE) 부문 소속 인력을 대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으로 이동배치했다. 필요한 인원을 구하지 못해 내부에서 ‘돌려 막기’를 한 셈이다.
 
산학 협력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교수와 전공학생이 감소하고 있어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며 산학협력 지원을 두 배 이상 늘려 연간 1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반도체 전문인력 육성에 나섰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연구 인력을 늘리기 위해선 반도체 관련 국책 프로젝트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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