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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3500m에 시속100㎞ 제트기류? 500m 날아간 시신

지난 12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쯤 네팔 구르자히말 원정대의 생사 확인을 위해 베이스캠프(해발 3500m)로 향하던 구르자카니 마을(2620m)  현지 수색대는 베이스캠프 전 500m 지점에서 네팔인 스태프 한 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베이스캠프에서 500m나 떨어진 지점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도 의아했지만, 마치 바람에 날아온 듯 한쪽 다리가 하늘을 향한 모습이었다.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한국 원정대원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에 대한 시신 수습이 14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구급대원들이 카트만두 네팔 국립대학병원에서 희생자 이송 작업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한국 원정대원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에 대한 시신 수습이 14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구급대원들이 카트만두 네팔 국립대학병원에서 희생자 이송 작업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지에서 사고를 수습 중인 최홍건 전 한국산악회 회장은 1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색대의 설명을 듣고도 믿기 어려웠다. 기이한 사고”라고 말했다.
 
최 전 회장은 “텐트는 캠프에서 1㎞ 떨어진 지점의 나무에 걸려 있었고, 시신과 유품은 캠프에서 수백m에 걸쳐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산사태나 눈사태의 흔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고 원인을 바람이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지 수습대의 말을 종합하면 사고 시점은 지난 9~10일 밤으로 추정된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강풍이 불어닥쳐 원정대원들이 자고 있던 5~6동의 텐트를 수백m 아래로 밀어냈다는 것이다. 베이스캠프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나갔다는 수습대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애초 현지 소식을 접한 네팔 언론은 거대한 세락(빙벽)이 무너지며 베이스캠프를 덮쳤다고 보도했다. 베이스캠프를 사라지게 할 정도의 위력은 세락 붕괴 또는 거대한 눈사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눈사태가 아니었다. 8000m 14개 봉을 완등한 김미곤(46) 대장은 “눈사태가 아니라면 제트기류와 맞먹는 바람이 불었다는 말인데, 듣고도 믿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제트기류는 풍속 100~200㎞/h로 대류권 상층부(6000~8000m)에서 불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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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베테랑 산악인들은 “눈사태나 산사태로 인한 후폭풍이 베이스캠프를 덮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안나푸르나 등반 중 베이스캠프에서 눈사태로 인한 후폭풍을 경험한 김재수(57) 대장은 “무중력 상태처럼 몸이 붕 떴다 가라앉다를 반복하며 퉁퉁 튕겨져 나간다. 당시에 70m를 날아갔다”고 말했다. 2015년 네팔 중서부 랑탕의 한 마을도 산사태로 인한 후폭풍으로 사라졌다. 직접적인 눈사태를 피했지만, 후폭풍이 계곡 반대편 마을을 때린 것이다. 또 계곡 아래 약 2㎞ 일대 나무들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한 방향으로 쓰러졌다.  
 
한국인 대원 5명의 시신은 14일 오후 현지 항공구조대가 수습해 카트만두로 이송했다. 13일 사고 대책위를 꾸린 산악계는 원정대원의 시신을 한국으로 운구할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17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에 따라 네팔로 떠날 예정이었던 유족들의 출국은 보류됐다. 앞서 김창호(49·노스페이스) 대장이 이끄는 5명의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출국해 이달 초 남서벽 아래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구르자히말은 네팔 중서부 다울라기리(8167m) 산군 서쪽에 속한 산으로 이 일대는 ‘히든밸리’라 불릴 만큼 오지로 알려졌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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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