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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축구공감] 투혼 확인한 ‘벤투호’ 다음 숙제는 전술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12일 우루과이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두 팔 벌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를 2-1로 꺾고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12일 우루과이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두 팔 벌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를 2-1로 꺾고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12일 우루과이와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A매치)은 ‘한국 축구의 봄’을 느끼게 해준 명승부였다. 한국은 세계 정상급인 우루과이에 2-1로 이겼다. 역대 전적 무승(1무6패)의 사슬을 8번째 경기에서 끊었다. 6만4000여 관중의 함성은 109db(데시벨)을 찍었다. 한국축구를 향한 함성이 항공기 이륙 소음(100db)을 넘어선 것이다.
 
기자회견장과 공동취재구역에서도 웃음꽃이 피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만원 관중이었고, 수준 높은 경기였다. 모든 게 만족스럽다”고 했다. 전 주장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도 “경기력도, 자신감도 더 나아졌다”고 했다. 수비 도중 미끄러져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밝은 표정으로 “잔디가 미끄러웠다는 건 핑계다. 내가 좀 더 잘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한국 축구는 러시아에 2-4, 모로코에 1-3으로 졌다. 기자들의 질문도, 감독과 선수의 답변도, 깨지기 쉬운 도자기를 옮기기라도 하듯 조심스러웠다. 일부 네티즌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봐야 망신만 당할 게 뻔하다. 차라리 탈락하는 게 낫다”고 날을 세웠다. 일부 선수는 “A매치에 나가봐야 욕만 먹는다. 차라리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면 좋겠다”는 푸념을 하던 시기다. “장현수(FC 도쿄)는 수준 높은 선수다. 특별한 관심으로 보호해야 한다. 그의 경기력에 매우 만족한다”는 벤투 감독의 발언은, 1년 전만 해도 공개석상에서 나오기 힘든 말이었다.
 
벤투 감독의 초반 행보도 긍정적이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상승세를 A매치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축구대표팀의 인기에도 불을 붙였다. 전문성 돋보이는 코칭스태프, 업무 효율을 위해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 인근에 숙소를 마련한 열정도 칭찬할 만하다. 매사에 꼼꼼하고 정열적이다. 이제 세 경기를 치른 시점이라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만, 단점이나 약점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심정으로 첨언하자면, 이제 ‘전술적 다양성’을 고민할 때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전적(2승1무)은 나무랄 데 없다. 그래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술의 승리보다는 투혼의 승리 쪽이다. 감독이 제시한 4-2-3-1 포메이션과 후방 빌드업 전술의 큰 틀 안에서, 선수들이 강한 집중력으로 가진 것의 120%를 발휘했다. 코스타리카전(2-0승)과 우루과이전 페널티킥 장면에서 실축 이후 기어이 골을 만들어낸 게 대표적인 예다.
 
벤투 감독은 취임 이후 세 경기에서 포메이션과 선수 구성, 교체 패턴까지 엇비슷했다. 감독 말을 옮기면 “대표팀에 연속성을 입히는 과정”이다.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는 ‘안정’을 대표팀 경쟁력의 큰 틀로 삼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16일 파나마전과 다음 달 호주 원정 A매치 2연전은 전술 변화와 선수들의 적응력을 점검할 기회다. 파나마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본·호주·이란을 제외하고 아시안컵 본선에서 만날 상대 대부분이 비슷한 전술을 들고나올 전망이다. 또한 호주 원정에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오지 못한다. ‘플랜B’도 필요하다. 이는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필수 과제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도 변화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우루과이전 직후 "A매치 라인업이 매번 비슷하다”는 질문에 "소집 기간이 짧은 상황에서 팀의 원칙과 철학을 만들어간 과정”이라며 "상황에 따라 선발진이나 전술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그릴 다음 그림을 응원과 함께 지켜보자.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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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