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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중국 동조화 위험 줄이는 세 가지 방법

김형태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

김형태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

같이 움직이는 것은 좋을까 나쁠까. 부부가 같이 움직이면 한 마음이란 뜻이니 좋은 일이지만 부부가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 회사가 망해 동시에 일자리를 잃게 되면 나쁜 일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투자대상이 같이 움직이는 “동조화(comovement)”는 더욱 안 좋다. 안 좋을 때 같이 안 좋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가 다른 하나에 일방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휘둘리는 쪽은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도 못하고 위험만 커진다.
 
한국시장, 최근 중국시장과의 동조화가 너무 심하다. 외환시장 상관계수는 거의 90%에 근접해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그대로 원화도 절하된다. 주식시장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동조화가 부쩍 늘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경제가 어려울 때 중국과 동조화하는 것,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경제에 의해 일방적으로 영향받는 것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시스템 위험이다.
 
중국 수출 비중이 25% 정도이니 일방적으로 휘둘릴 정도는 아닌데 시장은 그야말로 좌지우지란 표현이 적절한 듯하다. 왜 그럴까. 답은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글로벌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 투자자요, 외국기관들이다. “그들은” 중국경제가 나빠지면 한국경제도 필연적으로 나빠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의 생각이 옳다는 말이 아니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생각에 근거해 자본을 이동시키는 것이 현실이란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일희일비하지 말고 왜 그런지 근본적 이유를 살펴보고 대응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출발점은 “그들의 생각”이다. 우리끼리 아무리 잘 났다, 괜찮다, 다르다고 해봤자 아무 소용없기 때문이다.
 
첫째, 금융시장에서 중국과의 동조화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성 있는 방법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과 다른 그룹에 속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주식시장은 중국과 같이 신흥국 지수에 속해 있다. 채권시장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렇게 질문해 보자. 우리가 왜 신흥국인가. 신흥국 중 중 최고이고 유일하게 자금이 유출 안 되는 안전한 국가라는 말이 그렇게 자랑스럽게 들리는가. 언제까지 신흥국 중 최고란 소리 들으며 만족할 것인가. 신흥지수에서 중국 비중이 커질수록 한국 비중은 작아진다. 한국시장에 대한 수요기반이 준다는 말이다. “그들은” 이미 한국을 중화권 경제로  분류한다. 중국에 의해 휘둘리기 쉽고 한국경제의 독특한 특성이 부각되기 힘들다는 말이다. 특성이 없는 대상은 그것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다각적 노력을 통해 MSCI지수, 글로벌 채권지수에서 중국과 다른 선진국그룹에 신속히 들어가야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용의 꼬리가 뱀의 머리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둘째, 모든 산업과 기업들이 중국에 함몰되지 않는 분리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한국적 개성을 살린 분리전략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 조선업과 해양산업이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다. 고속전철 350㎞를 시공해 본 한국이 어떻게 1만5000㎞를 시공해 본 중국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육지는 안 되지만 바다면 된다. 한국 영토는 중국의 2%에 불과하지만 배타적 경제수역은 중국의 70% 정도다. 바다에선 얼마든지 많은 경험과 개념설계(conceptual design) 능력을 축적할 수 있다. 조선업이 “병”이면 해운업은 “을”이다. 해운업이 “을”이면 해양금융은 “갑”이다. 조선업 차원을 넘어 갑·을·병 관계를 포괄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미·중 무역 전쟁과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확대는 한국 조선업에게는 부활의 기회다. 특히 LNG선은 한국의 기술력이 뛰어나 미국 등 산유국의 발주를 선점할 수 있다.
 
셋째, 경상수지 흑자 원천의 다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중국과의 동조화로 인한 경상수지 악화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는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자 시스템 위험을 막는 안전판이다. “그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경제 변수이기도 하다. 기업으로 치면 충분한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는 말이니 투자자에게 신뢰를 준다. 현재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은 모두 경상수지 적자국이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그리고 소득수지로 나뉜다. 상품수지는 그래도 괜찮은데 서비스 수지와 소득수지는 미미하다. 서비스수지는 하루아침에 늘릴 수 없기 때문에 해외투자를 통한 소득수지 확대전략을 적극 추진해 볼 만하다. 일본의 경우, 상품 수출이 어려울 때 “와타나베 부인”의 해외투자가 소득수지를 증가시켜 경상수지 흑자에 큰 도움을 준다. 상품수지가 (-)일 때에도 일본의 경상수지는 항상 (+)인 이유다. 한국도 상품 수출을 통해서만 경상수지 흑자 달성할 수 있다는 혹은 달성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친절한 금자씨”가 아닌 “똑똑한 금자씨”가 필요한 시대다. “금자씨”가 해외투자를 잘하면 스스로 수익도 올리고 결과적으로 소득수지 확대와 경상수지흑자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조화 위험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그들의 생각”, “다른 클럽 들기”, “개성 살려 분리하기”, 그리고 “똑똑한 금자씨”다.
 
김형태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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