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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풀 잔뜩 붙은 '인화방지망'…고양 저유소 현장사진 보니

7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탱크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7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탱크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화재로 수십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고양 저유소에 대한 현장 감식 결과, 저유탱크의 화재 예방을 위해 설치된 인화방지망에 마른 풀이 덕지덕지 붙어있거나 아예 찢기고 뜯겨나가 있는 등 허술하게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고양 저유소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경기 고양경찰서는 12일 현장 감식에서 확보한 저유탱크의 유증 환기구 사진을 공개했다.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저유탱크의 유증 환기구는 훼손된 상태지만, 주변 저유탱크 환기구 모습은 해당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화재 장소와 정반대 방향의 유증 환기구에도 건초 더미가 잔뜩 끼어있고, 저장 탱크 주변에는 건초 더미가 흩뿌려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잔디를 깎은 뒤, 이를 방치해 건초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마른 풀더미가 화재 당시에 풍등의 불씨를 키운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고양경찰서는 12일 저유탱크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 사진을 공개했다. 불이 난 휘발유탱크 인근의 저유탱크에 설치된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에 건초 더미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연합뉴스]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고양경찰서는 12일 저유탱크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 사진을 공개했다. 불이 난 휘발유탱크 인근의 저유탱크에 설치된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에 건초 더미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유증 환기구에는 철망으로 된 인화방지망 한 가운데가 찢겨 있고, 다른 환기구는 인화방지망이 아예 분리돼 틈이 벌어진 모습도 확인됐다.  
 
저유탱크 1기 당 유증 환기구가 9~10개씩 설치돼 있는데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돼, 사실상 작은 불씨만 발생하면 언제든 대형 폭발 사고가 터질 수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화방지망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화재 예방 기능을 갖추지 않았다"면서 "유증환기구 바깥에서 유증기가 감지된 것 자체도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불씨가 탱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사실상 막지 못한다는 게 더 큰 위험 요소"라고 설명했다.  
불이 난 휘발유탱크 반대편의 저유탱크에 설치된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 틈새가 벌어져 있다. [연합뉴스]

불이 난 휘발유탱크 반대편의 저유탱크에 설치된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 틈새가 벌어져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송유관공사는 "그간 인화방지망 관리를 어떻게 해왔는지는 경찰에서 설명하겠다"면서 "과실이 있다면 경찰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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