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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북 석탄 수입, 대북투자 재개 … 5·24 풀어도 유엔 제재에 걸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불붙인 5·24 조치 해제 논란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실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말이 꼭 틀린다고 볼 수는 없다. 금강산 관광 중단(2008년), 5·24조치(2010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2016년) 등은 국제사회와 관계없이 정부가 혼자 결정한 독자 제재는 맞다. 기술적으로는 제재 해제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그보다 강력한 미국의 독자 제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여러 개 발효됐다. 특히 안보리 제재는 독자 제재보다 상위에 있다는 게 국제법적 해석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상임이사국 미국이 비토(거부권)를 행사하면 안보리 제재 해제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승인 없이 독자 제재 해제를 못한다기보다는 미국의 동의 없이 한국만 제재를 풀어봤자 여전히 안보리 제재에 막혀 소용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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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응으로 취한 5·24 조치는 남북 교역을 중단하도록 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과의 교역을 전부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에 수입원이 될 수 있는 물품 위주로 분야 별 금수조치(sectoral ban)를 취했다. 북한산 석탄 수입은 지난해 9월 결의 2375호로 전면 금지됐다. 같은 결의에서 북한의 직물 및 의류 수출도 틀어막았다. 
 
이밖에 수산물이나 각종 광물도 교역 금지 대상으로 묶여 있다. 5·24 조치를 해제해도 한국이 북한과 교역할 수 있는 품목은 별로 없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국제법센터장은 “5·24 조치를 해제하고 우리끼리 교역 재개를 선언할 순 있지만, 해당 교역이 안보리 결의에 위반이라면 해선 안 된다. 결국 유엔 안보리 제재만 우선해서 지키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5·24 조치는 또 북한 선박의 한국 해역 운항을 금지했다. 안보리 제재는 북한 선박의 회원국 영해 운항을 모두 금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채택된 결의 2397호는 제재 위반에 연루된 선박이 영해를 통과할 경우 나포·검색·억류하도록 했다. 이미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선박 수십척은 물론이고,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제3국 선박도 해당한다.  
 
5·24 조치상 대북 신규투자 제한과 관련, 결의 2375호는 북한 단체·개인과의 합작사업이나 협력체 설립·운영을 금지했다. 이는 개성공단 재가동과도 연관된다.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은 개성공단을 남북 간 협력사업으로 규정했다. 협력사업의 정의와 성격은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안보리 제재와 상충할 소지는 있는 셈이다.  
 
지난해 9월 미국의 독자 제재도 북한에서의 건설·운송 등 각종 사업을 위한 재화나 용역 제공을 금지했다. 이를 어기는 제3국의 기업이나 개인은 미국인과 금융 거래를 할 수 없다.  
 
결의 2375호는 모든 유엔 회원국에 ‘관할권 내에서의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를 의무화했다. 관할권이란 자국 법령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로 볼 수 있다. 개성공단의 관리는 북측이 맡아왔지만, 개성공단에서 민사분쟁 발생 시 한국 법원에 사법 관할권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도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와 겹치는 부분도 있고 다른 나라 독자제재에도 유사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서 5·24 조치만 따로 떼어 검토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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