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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풍등 행사 잇따라 취소…“위험”

지난 5월19일 오후 대구 두류야구장에서 열린 소원풍등 날리기 행사에서 입장객이 소원을 적은 풍등을 하늘로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19일 오후 대구 두류야구장에서 열린 소원풍등 날리기 행사에서 입장객이 소원을 적은 풍등을 하늘로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43억원가량의 재산피해를 낸 경기도 고양시 저유소 화재 원인이 한 스리랑카 외국인 근로자가 날린 조그만 풍등(風燈) 불씨라는 경찰 발표가 나오면서 전국 축제에서 예정됐던 풍등 날리기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풍등 행사는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의미로 전국 곳곳에서 열려왔다.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분위기를 띄울 수 있어 밤에 열리는 축제 때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인터넷 등에서는 1개 500∼1000원 정도에 한지나 합성섬유로 된 중국산 풍등을 손쉽게 살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12월 개정된 소방기본법 12조는 소방본부장이나 소방서장이 풍등 등 소형 열기구 날리기, 그 밖에 화재 예방상 위험하다고 볼만한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소방당국의 금지·제한 명령이 없으면 풍등을 날릴 수는 있다. 대신 주최 측은 소방당국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특히 이번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축제 때 풍등을 날려 온 지자체마다 풍등 행사를 취소하거나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북 진안군은 오는 18일부터 나흘 동안 여는 ‘2019 진안홍삼축제’때 풍등 날리기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풍등 행사 대신 주민과 관광객 소원을 적은 풍선을 날리는 행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지난 9일 오전 피의자 A씨가 호기심에 불을 붙인 풍등과 같은 크기의 풍등을 경찰이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지난 9일 오전 피의자 A씨가 호기심에 불을 붙인 풍등과 같은 크기의 풍등을 경찰이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지난 9일 축제를 끝낸 ‘제22회 전북 무주반딧불축제’ 제전위원회는 올해 무주반딧불축제 때 ‘반디 소망 풍등 날리기’ 행사를 6일 동안 진행했다. 제전위원회는 이번에 별다른 사고가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한꺼번에 날리는 풍등 개수를 줄이고 재질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풍등 낙하 예상 지점에 배치되는 모니터링 요원 수도 늘릴 방침이다.
 
매년 9월이면 열리는 효석문화제 때 강원 평창군 봉평면의 하얀 메밀꽃밭에서 수백명이 동시에 소망을 담은 형형색색 풍등을 날리던 모습을 내년부터는 보기 힘들어졌다. 축제를 주최·주관하는 이효석문학선양회는 내년부터 풍등 날리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주도에서는 축제와 행사에서 종종 이뤄지던 ‘풍등 날리기’가 사라지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지난 6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첫째, 셋째 금요일마다 ‘중문골프장 달빛걷기’를 운영하면서 소망기원 풍등날리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곤 했지만, 지금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풍등 날리기 호응이 크지만, 소방서에서 자제요청이 들어오고 일일이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연말과 새해를 전후로 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풍등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운대해수욕장도 일대에 ’풍등 날리기 금지‘ 안내 팻말을 부착하고, 풍등 판매를 단속하고 있다.
 
풍등이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고 지자체들이 풍등 날리기 행사를 취소하면서 풍등 전문 생산 업체와 유통 업체들도 위기를 겪고 있다.
 
고양 저유소 대형화재의 원인이 인근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출신의 20대 근로자가 날린 풍등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경찰은 풍등이 추락하는 장면부터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까지 CCTV 영상을 확보했으며, 이것이 화재 원인의 중요 증거라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19일 대구의 한 풍등날리기 행사에 사용된 풍등 모습. [연합뉴스]

고양 저유소 대형화재의 원인이 인근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출신의 20대 근로자가 날린 풍등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경찰은 풍등이 추락하는 장면부터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까지 CCTV 영상을 확보했으며, 이것이 화재 원인의 중요 증거라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19일 대구의 한 풍등날리기 행사에 사용된 풍등 모습.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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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