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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사둔댁에 부주를 한다고요?

가을이 되니 여기저기에서 결혼 소식이 들려온다.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하지만 지갑이 가벼워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특히 같은 달에 경조사가 많이 몰려 있으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 달 챙겨야 할 결혼식이 3개나 된다는 사람의 하소연을 들어보자.
 
“10월에 부주가 많이 나가게 생겼다. 사둔댁 총각에, 삼춘댁 첫째 딸, 동창 아들내미 결혼식이 모두 몰려 있어 적잖이 부담된다.”
 
이분의 이야기 가운데 표현에서 뭔가 이상한 부분을 찾은 사람이 있다면 국어에 상당한 관심이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잘못된 표현이 여러 개 있기 때문이다. 틀린 부분이 3개나 있다. 모두 찾았다면 국어 고수로 인정할 만하다. 틀린 부분은 바로 ‘부주, 사둔, 삼춘’이다.
 
잔칫집이나 상가(喪家)를 도와주기 위해 보내는 돈이나 물건을 일반적으로 ‘부주’라고 많이 부른다. 그러나 부조(扶助)가 맞는 말이다.
 
혼인한 두 집안의 부모들 사이, 또는 그 집안의 같은 항렬이 되는 사람들 사이에 서로 상대편을 이를 때 많이 쓰이는 말인 ‘사둔’도 바른 표현이 아니다. ‘사돈(査頓)’이라고 해야 한다.
 
아버지의 형제를 부를 때도 일반적으로 ‘삼춘’이라고 많이 얘기한다. 하지만 이 역시 ‘삼촌(三寸)’이 바른말이다.
 
우리말은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가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래서 ‘부주’의 경우 앞에 있는 모음 ‘ㅜ’의 영향을 받아 뒤에 따라오는 모음 역시 음성모음인 ‘ㅜ’로 발음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扶助’라는 한자어에서 온 말이라는 어원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어 음성모음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부조’라고 해야 한다.
 
‘사둔, 삼춘’ 역시 현실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査頓, 三寸’의 어원을 따라 ‘사돈, 삼촌’으로 표기하는 것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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