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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회의의 달인 … 남의 얘기 가장 잘 들어준 인물”

즉위 600년 다시 보는 세종<하> 
박현모

박현모

세종의 지혜는 실록 속에 잠자고 있지 않다. 꺼내서 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 박현모 소장이 대표적이다. 박 소장은 서양 정치학자 막스 베버의 정치철학 공부에서 시작해 조선의 왕 정조를 거쳐 세종에 정착했다. 2005년부터 세종실록을 10차례 넘게 읽으며 실록학교를 열어 수천 명에게 세종리더십을 전파해 왔다. 박 소장을 통해 세종을 만난 사람들이 세종 전도사로 포섭돼 세종리더십을 전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장을 지낸 손욱씨, 교육 기획사 세종이노베이션의 권혜진 대표 같은 사람들이다.
 
세종은 600년 전 사람이다. 그의 리더십을 21세기 한국에 적용하는 게 가능한가.
“세종실록이 없었다면 세종리더십이 자의적인 주장으로 들릴 거다. 하지만 실록을 열심히 읽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6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문제 해결 조건은 비슷하다고 본다. 한정된 가용 자원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세종 리더십에서 구체적인 문제 해결 방법인 ‘왓(What)’을 얻자는 게 아니다. ‘하우(How)’를 얻자는 거다. 문제 해결 방식에서 세종은 본받을 게 많은 분이다.”
 
가령 어떤 걸 배울 만한가.
“한마디로 세종은 회의를 너무 잘했다. 대표적인 게 신하들과 모여 하는 경연(經筵)이다. 참석자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게 하되 철저한 토론을 거쳤고, 토론을 통해 일단 실행 방안이 정해지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지금 우리는 그런 게 안 되고 있나.
“지금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만 고생하는 실정 아닌가. 국가 경영은 종합적인 사고를 통해 이루어지고 조율돼야 하는데, 현재 우리는 좁은 시각에 갇혀 한 가지 문제 해결에만 매달리다 보니 다른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배는 잘 만드는데 비행기는 망하는 식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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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처럼 의사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종이 항상 성공했다거나 세종의 방식만이 정답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고 책임의식을 갖고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잘 들어야 한다. 세종은 누구보다 남의 얘기를 잘 듣는 사람이었다.”
 
세종리더십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목은.
“실용적인 팁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있고, 세종실록 공부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몇 해 전 미국 조지메이슨대에서 세종실록에 대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미국 사람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링컨을 찾는다고 하더라. 우리에게 그런 지도자는 세종이다. 어려움 속에 소신을 관철하는 실록 속의 세종을 보며 힘을 얻는다는 사람이 많다.”
 
세종은 인간적으로 어떤 사람이었나.
“말년에 신하들에게 ‘내가 요즘 정신이 혼미한데, 아직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지만 앞으로 그러지 못할 수 있으니 알아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적이 있다. 늘 자신을 외부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그에 따라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사람이었다.”
 
◆ 특별취재팀=신준봉·김호정·노진호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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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