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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억 몸값 카바니 꽁꽁 묶어 통영 굴만큼 유명해질 것”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는 12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손꼽아 기다린다. 상대 골게터 에딘손 카바니를 꽁꽁 묶겠다는 각오다. [프리랜서 오종찬]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는 12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손꼽아 기다린다. 상대 골게터 에딘손 카바니를 꽁꽁 묶겠다는 각오다. [프리랜서 오종찬]

“카바니는 엄청난 선수잖아요. 이번 기회에 한 수 배울까 합니다.”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22·전북 현대)는 ‘월드 클래스’의 우루과이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31·파리생제르맹)와의 맞대결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한국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우루과이의 국제축구연맹 랭킹은 5위다. 한국보다 무려 50계단이나 높다. 한국은 그동안 우루과이와 7차례 만나서 1무6패를 기록 중이다.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 4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전북 현대 중앙수비 김민재. 완주=프리랜서오종찬

지난 4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전북 현대 중앙수비 김민재. 완주=프리랜서오종찬

 
최근 김민재를 만나 우루과이와 맞대결을 앞둔 심경을 들어봤다. 김민재는 “이번에 수아레스가 한국에 못 와서 아쉽지만, 카바니 역시 엄청난 선수다. 우루과이와 평가전이 나 자신을 성장시킬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울루 벤투 감독님은 최후방부터 빌드업(공격전개)하는 것과 라인 컨트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김영권(광저우), 장현수(도쿄) 등 중앙수비수 중 누가 나서더라도 카바니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루과이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는 아내가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어 이번 한국 원정에 빠졌다. 그러나 카바니의 명성도 수아레스에 못지않다. 카바니는 강력한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해 ‘엘 마타도르(투우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김민재 vs 카바니

김민재 vs 카바니

카바니는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아름다운 헤딩골과 감아차기로 2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의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집으로 보내버리면서 우루과이를 8강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우루과이 공격수 카바니. [카바니 인스타그램]

우루과이 공격수 카바니. [카바니 인스타그램]

 
카바니는 2013년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에서 프랑스  옮기면서 이적료 6450만 유로(약 841억원)를 기록했다. 2013년 이탈리아에서 득점왕에 오른 데 이어 프랑스(2017, 2018) 리그에서도 2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카바니의 연봉은 1200만 유로(약 156억원). K리그 규정상 2년차 연봉 7200만원을 받는 김민재의 216배나 된다.
지난 4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전북 수비의 핵 김민재. 완주=프리랜서오종찬

지난 4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전북 수비의 핵 김민재. 완주=프리랜서오종찬

 
김민재는 김호-고(故) 정용환-홍명보-이정수에 이어 한국 축구 중앙수비수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꼽힌다. 체격(키 1m89㎝, 몸무게 88kg)이 뛰어난 데다 빠른 발까지 갖췄다. 판단력과 빌드업 능력에 몸싸움·투지도 뛰어나다. 각각의 능력을 육각형으로 그리면 모든 수치가 ‘상’에 해당하는 올라운드 수비수다.
 
프로 2년 차인 김민재는 또 올 시즌 전북의 K리그1 2연패를 이끌었다. 팀 동료인 오른쪽 수비수 이용과 함께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 4월 1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경남 FC와 전북 현대 경기. 경남 말컹이 전북 김민재와 볼 다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1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경남 FC와 전북 현대 경기. 경남 말컹이 전북 김민재와 볼 다툼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김민재는 지난 4월11일 경남의 득점 1위 공격수 말컹(브라질)을 꽁꽁 묶으면서 4-0 완승을 이끌었다. 김민재는 “경기를 앞두고 말컹이 구단 직원과 내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트트릭을 하면 50만 원짜리 농구화를 받고, 실패하면 반대로 사주기로 내기를 했다는 내용이었다”면서 “나를 포함한 우리 팀 선수들이 자존심이 상해 잔뜩 별렀다. 말컹의 동영상을 보면서 그의 움직임을 연구한 결과 그를 꽁꽁 묶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과 한차례 맞대결을 더 남겨둔 김민재는“말컹은 슈팅 타이밍을 예측하기 힘든 선수다. 그러나 재대결에서도 그를 묶어 보겠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우량아’란 별명을 얻었다. 김민재는 “요즘엔 팬들이 플레이가 저돌적이라면서 ‘멧돼지’라고 부른다”며 웃었다.
 
김민재는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을 한 달 앞두고 K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정강이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낙마했다. 김민재는 “부상을 당한 뒤 라커룸 샤워실에서 눈물을 흘렸다”면서 “하지만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않고 금세 잊어버리는 스타일이다. 러시아 월드컵 때는 길거리 응원을 나가서 대표팀을 응원했다”고 밝혔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일본의 결승전이 지난 8월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한국 김민재가 헤딩하고 있다. 치비농=김성룡 기자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일본의 결승전이 지난 8월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한국 김민재가 헤딩하고 있다. 치비농=김성룡 기자

월드컵 대표팀에서 탈락한 아픔을 훌훌 털어낸 김민재는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재는 “대회 초반 몸 상태가 60~70%밖에 되지 않았는데 김학범 감독님이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끝에 승리한 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는 선수들에게 ‘지면 귀국행 비행기에서 뛰어내리자’고 말하며 사기를 북돋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향 통영에 내걸린 김민재 응원 현수막. [사진 김민재]

지난해 고향 통영에 내걸린 김민재 응원 현수막. [사진 김민재]

 
김민재 부모님은 경남 통영에서 테이블 6개짜리 작은 횟집을 운영한다. 학창시절 김민재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선배들의 축구화를 물려 신었다. 2016년엔 연세대를 중퇴한 뒤 내셔널리그(3부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 입단했다. 하루빨리 성공해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리겠다는 마음에서 일찌감치 실업팀에 입단한 것이다.
 
김민재는 “어릴 적엔 횟집에 달린 좁은 방에 온 식구가 함께 살았다. 월급과 승리수당 등을 모아 지난해 부모님에게 통영에 아파트를 사드렸다”며 “통영은 굴과 이순신 장군으로 유명한 고장인데 그에 못지않게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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