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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끌려다니는 주식·외환시장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이 중국에 끌려다니는 신세로 전락했다. 중국 증시와 환시의 움직임에 연동해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한글날 휴장 후 10일 문을 연 한국 증시는 여전히 ‘흐림’이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 내린 2228.61로 마감했다. 7거래일 동안 연이어 추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2.56% 하락하며 747.50으로 거래를 마쳤다. 800선이 무너진 지 5거래일 만에 750선까지 깨졌다.
 
중국 증시 발(發)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경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8일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3.72% 급락했다. 이튿날부터는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중국 금융 당국의 긴급 부양책 덕에 반등했지만, 상승 폭은 9일 0.17%, 10일 0.18%에 그쳤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과 중국 증시의 동조화 흐름은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가 함께 부진해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한국 주가 하락과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3.0%에서 2.8%로)를 낮춘 데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한국 증시는 ‘ATM 코리아’의 면모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외국인 투자자가 현금인출기처럼 위기 때마다 한꺼번에 쉽게 돈을 빼는 한국 금융시장의 특징을 일컫는 말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300억원, 코스닥에서 5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2조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이 기간에 국내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112조4498억원이 증발했다. 시총 2위 상장사(51조1786억원)인 SK하이닉스 같은 회사 2개가 한꺼번에 사라진 것과 같은 결과다.
 
중국이 끌어내린 건 주가뿐만이 아니다. 원화가치도 위안화와 동반 추락 중이다. 이날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는 1.3원 내리며 113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24일(1135.2원) 이후 2개월래 최저치다. 지난 4월 달러당 6.2위안 선이었다가 이날 6.9위안 선까지 추락하면서 하락세를 타고 있는 중국 위안화 값과 같은 흐름이다.
 
중국과 한국 증시의 동반 추락은 펀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10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0.54%로 주저앉았다. 역시 중국 주식형 펀드(연초 대비 -16.79%) 수익률을 따라가는 중이다. 이제 국내 주식형 펀드는 북미 주식형 펀드(8.17%) 수익률에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고 그동안 말 많았던 브라질(-3.60%), 베트남 펀드(0.11%)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중국에 끌려다니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까. 전문가 전망은 ‘그렇다’ 쪽이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무역 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 방어를 위해 지준율 인하, 감세, 지방정부 채권 발행 확대 등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중 정상이 만나 극적 합의를 이룬다면 반등의 기회가 되겠지만, 합의되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외환시장은 물론 경기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원화 가치는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물론 중국과의 동조화 흐름 아래서다. 김현진 NH선물 연구원은 “환율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향해 경고하는 등 위안화 절상(가치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동조해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대한 강세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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